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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권에 깃발 꽂는 K-유니콘…'시프트업' 김형태의 게임 뚝심

콘솔 독점작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임박
"자신만의 색채 확실"…해외 게임업계 극찬
'승리의 여신: 니케' 이어 '연타석 홈런' 기대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4-04-24 15:34

시프트업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가 오는 26일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 독점 배급작으로 출시를 앞둔 가운데 글로벌 시장의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왼쪽)가 요시다 쇼헤이(吉田 修平) 소니IE 인디 이니셔티브 총괄 이사. 사진=요시다 쇼헤이 공식 X(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시프트업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가 오는 26일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 독점 배급작으로 출시를 앞둔 가운데 글로벌 시장의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왼쪽)가 요시다 쇼헤이(吉田 修平) 소니IE 인디 이니셔티브 총괄 이사. 사진=요시다 쇼헤이 공식 X(트위터)

투자업계에서 이어지던 '게임주 가뭄'을 끝낼 유망주로 시프트업이 떠올랐다.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글로벌 흥행에 이어 콘솔 패키지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까지 기대작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김형태 대표 특유의 미형의 캐릭터, 독특한 게임 철학도 주목 받는 모양새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는 오는 26일, 시프트업이 개발한 3D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를 플레이스테이션(PS) 5 독점작으로 출시한다. 국산 게임이 PS나 엑스박스(Xbox) 등 글로벌 거대 콘솔 게임 플랫폼과 독점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에 최초 사례로 알려졌다.

게임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정식 출시를 4주 앞두고 지난달 29일 공개된 데모 버전이 국내외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202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유력 후보란 평을 받고 있으며 글로벌 시상식에서 '올해의 게임(GOTY, Game of the Year)'을 수상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승리의 여신: 니케' 이미지. 사진=시프트업이미지 확대보기
'승리의 여신: 니케' 이미지. 사진=시프트업


시프트업은 김형태 대표가 2013년 12월 창립, 올해 11주년을 앞두고 있다. 시프트업이 개발하고 텐센트 산하 레벨 인피니트가 배급을 맡아 2022년 11월 출시된 '승리의 여신: 니케'가 한일 양국 주요 앱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니케'의 성과가 온전히 반영되기 전인 2022년 말, 시프트업은 중소기업벤처부가 선정한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목록에 올랐다. 지난해에만 연 매출 1686억원에 영업이익 1110억원의 성과를 거뒀으며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해 국내 증권 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시프트업의 기업 가치는 2023년 10월, 위메이드가 시프트업 지분을 매매했을 때 기준으로 약 1억8500만원으로 추산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차기작 '스텔라 블레이드'가 성공한다는 전제 하에 3조원 전후의 기업 가치가 매겨질 것이란 추산도 나오는데, 이는 2023년 기준 연 1조원 매출을 올린 카카오게임즈의 현 시가총액보다 높은 수치다.

시프트업의 데뷔작 '데스티니 차일드' 이미지. 사진=시프트업이미지 확대보기
시프트업의 데뷔작 '데스티니 차일드' 이미지. 사진=시프트업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과거 일러스트레이터, 아트 디렉터로서 국내 톱 그레이드의 명성을 쌓았던 인물이다. 게임사의 대표가 흔히 전문 경영인이나 개발자, 기획자 등 실무자 출신이었던 만큼 이러한 이력은 국내외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그가 맡았던 게임들이 하나같이 '매력적인 외형'으로 주목받았다는 점 또한 독특하다. 앞서 언급한 '니케' 외에도 시프트업의 데뷔작 '데스티니 차일드'는 미소녀 등 서브컬처 장르 마니아층, 이른바 '오타쿠'들에게 호평받았던 게임이다.

김 대표는 1990년대, 국산 RPG '창세기전'과 '마그나카르타'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소위 '1세대'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이어 2010년도 초반에는 엔씨소프트(NC) '블레이드 앤 소울'의 간판 캐릭터 '진서연', '포화란' 등을 디자인해 명성을 떨쳤다.

김 대표는 매력적인 캐릭터 외형만큼이나 게임을 향한 열정 또한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2021년 11월 지스타 특별 인터뷰 영상에서 "게임을 만드는 것 외에 취미는 없으니 게임은 나에게 있어 모든 것이나 다름없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함께 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1억원을 걸고 사내 공모전을 진행했다",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어떤 어려운 길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자신의 철학을 드러냈다.

'스텔라 블레이드' 예고 영상 갈무리. 사진=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스텔라 블레이드' 예고 영상 갈무리. 사진=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유튜브 채널

26일 출시를 앞둔 스텔라 블레이드는 특히나 서구권 시장의 화두인 '정치적 올바름(PC)'와도 결부돼 해외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미형의 여주인공을 내세운 만큼 일부 서구권 업계인들에게 '외모지상주의적 게임', '여성의 성적인 면을 비정상적으로 강조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이 '미형의 캐릭터'에 굶주려있던 서구권 게이머들에게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상당수의 네티즌들은 "데모판 해보니 전투만으로 충분히 재밌는 게임인데 외모 갖고 쓸 데 없이 난리냐", "동양 게임사가 동양인을 모델로 만든 캐릭터가 비현실적이라는 주장 자체가 인종 차별이자 PC 위배", "PC 논란을 피해가지 않고 정면으로 맞부딪힌 뚝심이 자랑스럽다"며 시프트업을 두둔하고 있다.

게임업계인들도 김형태 대표의 '뚝심'을 호평하고 있다. 김 대표와 비슷하게 매력적인 캐릭터 '2B'로 세계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은 게임 '니어: 오토 마타'를 총괄한 요코 타로(横尾 太郎) 스퀘어 에닉스 디렉터는 "김형태 대표는 정말 좋은 사람이고, 스텔라 블레이드는 정말 놀라운 게임"이라고 말했다.

소니IE의 요시다 쇼헤이(吉田 修平) 인디 이니셔티브 총괄 이사 역시 최근 한국에서 열린 인터랙티브 아트 콘퍼런스(IAC) 현장에서 "게임의 글로벌 성공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명확한 강점이 있는 것"이라며 "그러한 면에서 시프트업은 훌륭한 게임사이고, 김형태 대표 역시 자신만의 색채가 확실한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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