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함에 따라 미국이 중동 전쟁 발발 가능성에 본격 대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러호버스 해변 별장에 체류하다 급거 백악관으로 복귀해 국가 안보팀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에 연관된 선박을 나포했다"고 보도한 직후 바이든 대통령이 급거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미국은 또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보호하려고 중동에 구축함을 급파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클 에릭 쿠릴라 미 중부사령관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12일 전화로 이란의 공격 가능성에 관해 논의했다.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통화에서 미국이 이스라엘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미 정부는 구축함 2척을 중동 지역에 배치하기로 했으며 이 중 1척이 이미 중동 지역에 도착했고, 나머지 1척은 이동 중이라고 WSJ이 전했다. 미국 구축함은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 미사일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미국은 이 구축함을 이용해 이란이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이를 요격할 계획이다. 미국은 또 이라크와 시리아 주둔 미군이 이스라엘 북부 지역으로 침투하는 이란의 무인기와 로켓 등을 요격할 것이라고 이 신문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곧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13일 이란의 선박 나포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과 대리 세력의 이스라엘 공격 계획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과 함께 이스라엘의 육상, 공중, 해상, 정보 분야에서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추가 공격에 대비해 전면 경계 태세에 돌입했고, 수십 대의 전투기와 공수부대가 비상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면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긴급히 결정한 지침에 따라 오는 15일까지 각급 학교는 휴교하고, 청소년의 교외 활동을 전면 중단하게 했다. 대중집회는 참가자가 1000명 미만인 경우에만 허용한다.
이란의 선박 나포는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영사관 폭격에 대한 첫 군사적 대응인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나포한 선박은 포르투갈 선적의 컨테이너선 'MSC 에리즈호'로 이스라엘 재벌 에얄 오페르가 소유한 조디액 그룹의 계열사인 조디액 해운 소속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