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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치 파운드리마저 뚫렸다"… AI발 공급난에 PSMC·중국계 줄인상

AI 서버용 전력관리반도체(PMIC) 수요 폭증에 '레거시 공정' 병목 현상 심화
공급 역성장·장비 수급 불가로 인한 '공급 쇼크'… 하반기 IT 기기 원가 압박 거세질 전망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고성능 칩을 넘어 이를 뒷받침하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수급까지 집어삼키면서, 한때 구형으로 치부되던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고성능 칩을 넘어 이를 뒷받침하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수급까지 집어삼키면서, 한때 구형으로 치부되던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2026년 반도체 시장은 초미세 공정이 아닌 낡은’ 8인치(200mm) 웨이퍼 공정에서 비상벨이 울리고 있을까.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고성능 칩을 넘어 이를 뒷받침하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수급까지 집어삼키면서, 한때 구형으로 치부되던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디지타임즈는 15(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대만 파워칩(PSMC)이 다음 달부터 8인치 공정 단가를 인상하며,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연쇄 상승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8인치 파운드리 시장 주요 지표 비교. 도표=글로벌이코노믹/출처=SEMI(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업계 종합 데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8인치 파운드리 시장 주요 지표 비교. 도표=글로벌이코노믹/출처=SEMI(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업계 종합 데이터


줄어드는 공급, 치솟는 수요… 8인치 파운드리 ‘S자 곡선역전


8인치 웨이퍼 시장의 공급망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는 지난해부터 8인치 생산 능력을 단계적으로 줄이기 시작했으며, 오는 2027년까지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8인치 출하량을 감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25년 글로벌 8인치 생산 능력은 전년 대비 약 0.3% 줄어든 데 이어, 2026년에는 감소 폭이 2.4%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요는 정반대 흐름이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PMIC 주문이 쏟아지는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자급자족 정책으로 현지 내수 물량까지 급증했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장 가동률이 급등하자 발 빠르게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8인치 설비를 늘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12인치(300mm) 전용 장비 생산에만 집중하면서, 8인치 신규 장비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생산 라인을 늘리고 싶어도 장비가 없어 증설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셈이다.

모스펫(MOSFET) 등 저가형 칩 직격탄… 원가 상승 압박 가중


이번 가격 인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중저가형 전력 반도체 제조사들이다. 특히 전력 변환 장치에 필수적인 금속산화물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FET)는 대부분 8인치 라인에서 생산된다. 이를 12인치 공정으로 전환하려면 막대한 설계 변경 비용이 발생해, 고부가 제품이 아닌 이상 경제성이 떨어진다.
파운드리 업체인 UMC와 뱅가드(VIS), PSMC 등은 기존 고객사들의 과거 물량을 기준으로 우선 배정하며 급격한 물량 변화를 피하고 있다. 그러나 공장 가동률이 한계치에 다다르면서 파운드리 업체의 협상력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금을 비롯한 귀금속 등 원자재 가격까지 급등하며 반도체 제조 원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한 전력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파운드리 단가와 원자재 비용이 동시에 오르면서 제품 공급 주기(리드타임)도 길어지고 있다""늘어난 비용을 최종 고객사에게 떠넘길 수 있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K에 닥친 '8인치의 역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정면 돌파 카드는


삼성전자의 경우 12인치 선단 공정에 가용 자원을 집중하며 8인치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초미세 공정에 주력하는 사이 내부 제품인 갤럭시 등에 들어가는 8인치 기반 부품 단가가 상승하며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부메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이유는 복합적인 경영 판단이 작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정된 인력과 자원을 단가가 낮은 8인치 전력 반도체 증설에 투입하기보다 AI 가속기나 고성능 모바일 AP에 집중하는 것이 전체 이익 극대화에 유리하다는 '기회비용'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원가 절감을 위해 일부 칩 생산을 외부 파운드리에 위탁하고 있는데, 외부 업체의 단가 인상은 고스란히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삼성에게는 기회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삼성이 8인치 공정 제품을 더 효율적인 12인치 공정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2배 이상 높이며 경쟁사들을 따돌릴 핵심 병기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갤럭시 기기에 들어가는 부품들을 직접 설계·생산하는 '수직 계열화' 역량은 공급망 혼란기에 부품 수급 안정성 면에서 강점이 된다.

한편, SK하이닉스의 시스템IC 8인치 전문 자회사들에게는 이번 수급난이 실적 반등을 노릴 수 있는 우호적 환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현지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판가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기회가 열려있다.

반도체 공학 전문가들은 "레거시 공정의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팹리스 업계의 생산 기지 확보 전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첨단 공정뿐만 아니라 기초 전력 소자의 공급망 관리가 기업 생존의 핵심 변수가 됐다"고 진단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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