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경쟁력을 확보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월 올해 첫 해외 경영 행보로 찾은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있는 삼성SDI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난 뒤 이같이 말했다. 지난 몇 년간 경쟁 업체 대비 소극적인 투자를 보여줬던 삼성SDI가 올해는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서겠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 회장은 '배터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이를 삼성의 미래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 2010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본격 회사 경영에 뛰어든 이 회장이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 회장과의 미팅을 첫 업무로 시작한 것이 이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삼성SDI 내 케미칼 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을 매각한 것도 가파른 성장이 예고된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또 천안·수원 등 삼성SDI 생산 공장을 직접 방문하며 배터리를 현장 경영의 중심에 두고 있기도 하다.
삼성SDI는 올해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선다. 지난 몇 년간의 경영 행보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먼저 경쟁사 대비 적었던 설비투자 금액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액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업계는 최소 5조~6조원가량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SDI의 설비투자 금액은 4조3447억원이었다.
완성차 업체와의 추가 합작 공장 및 단독 공장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최근 "미국 완성차 업체와의 조인트벤처(JV) 추진을 더 확대하고 단독 공장 건설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공식화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한다. 현재 다수 완성차 업체(OEM)에 샘플을 공급해 평가가 진행 중이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