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의 감산 기조 유지로 3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국제유가가 사흘 연속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미국의 원유 재고 급증으로 유가 상승 폭은 제한되면서 브렌트유 선물 기준으로 배럴당 90달러를 앞두고 추가 상승은 막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8센트(0.33%) 상승한 배럴당 85.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43센트(0.48%) 오른 배럴당 89.35달러에 거래됐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초반 배럴당 1달러 이상 상승하며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89.99달러까지 올랐지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은 32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하자 고점 대비 소폭 되밀렸다.
로이터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원유 재고는 2일 발표된 미국석유협회(API) 자료에 근거해 150만 배럴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미즈호의 에너지 선물 이사인 밥 야우거는 로이터에 “EIA 보고서가 전일 API의 발표와 다른 방향으로 발표되자 유가의 랠리가 약간 주춤했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원유 선물이 과매수 상태를 보인 점도 추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야우거는 “더 높은 추가 상승을 위해 약간의 후퇴가 필요했다”면서 “과매수 상태인 점을 제외하면 시장 펀더멘털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는 이날 온라인 장관급 패널 회의에서 예상대로 6월 말까지 하루 약 200만 배럴의 감산 정책을 유지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OPEC+의 공급 억제 조치 지속으로 2분기 세계 석유 시장은 소폭의 공급 부족을 나타낼 전망이다. JP모건체이스는 이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OPEC+의 성명에 따르면 장관급 합동감시위원회는 "시장 상황을 계속 면밀히 평가할 것"이며 회원국들은 "언제든지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