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저가 공세에 나선 중국산 전기차와 경쟁하기 위해 전통적인 제조 방식을 과감히 바꿀 계획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선형으로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에 따라 자동차를 조립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버리고, 각각의 분리된 영역에서 자동차의 각 부분을 따로 만든 다음에 한꺼번에 조립하는 모듈 방식의 제조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약 100년 헨리 포드가 세계 최초로 자동차 대량 양산에 성공한 ‘모델 T’의 제조 방식인 컨베이어벨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컨베이어벨트에 올려저 움직이는 차체를 따라 라인에 배치된 각 공정별 전문가들이 엔진이나 도어 시트 등 잇따라 붙여가며 하나의 차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반면, 테슬라가 제시한 ‘언박스드’ 공정은 자동차를 몇 개의 구획으로 나누고, 각 구획별로 움직이지 않는 각각의 장소에서 담당 인력들이 일정 단계까지 조립한다. 이후 구획별 파츠를 한데 모아 한꺼번에 조립하는 것으로, 블록형 장난감과 유사한 조립 방식이다.
테슬라는 이 새로운 ‘언박스드’ 방식이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전기차 제조에 필요한 전체 면적이 40% 감소하고, 전기차 생산비용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제조 방식은 지난 1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실적 발표 현장에서 언급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이러한 ‘혁신’이 성공할 경우 머스크 CEO가 줄곧 주장해온 ‘2만5000달러(약 3300만원)’짜리 전기차 출시가 가능해 질 것이며, 저렴한 가격대를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러한 혁신이 지금껏 28%나 하락한 테슬라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 방식에 변화를 모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테슬라는 차체를 구성하는 주요 프레임을 여러 개로 나누어 찍어내고 용접으로 이어 붙이는 기존 방식 대신, 차체의 대부분을 초대형 장비로 한 번에 찍어내는 ‘기가캐스팅’(기가프레스) 방식을 최초로 제창하고 성공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한편,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새로운 모듈식 제조공정의 효율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며, 도입되더라도 실제 제조 비용 절감 효과는 최대 50%가 아닌 33% 선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