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21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동결하고 오는 6월 첫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영란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8대1로 기준 금리를 16년 만에 최고치인 5.25%에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영란은행은 2021년 12월 이후 14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뒤 지난 9월 이후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이어 "우리는 아직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상황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고무적인 신호를 봤다"고 밝혔다.
베일리 총재는 2024년 두세 차례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는 것이 옳은지 묻자 "시장이 그런 견해를 갖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확한 금리 인하 시기나 규모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영란은행 MPC 이후 금융시장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75%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 65%에 비해 높아진 수치다. 시장은 또한 8월 이후 두 차례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중앙은행이 올해 말까지 금리를 4.5%로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영란은행의 조기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에 파운드화는 이날 유로와 달러 대비 하락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영국 국채 길트 수익률이 10bp 하락한 4.12%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영란은행이 3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면서 ”표심에 비둘기파적인 변화가 있었고, 정책 기조가 완화되더라도 제약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인정한 것이며 첫 금리 인하는 6월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이날 예상외로 기준 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SNB의 금리 인하는 9년 만의 첫 조치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완화한 첫 주요국 중앙은행이 됐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동결했고,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5% 포인트 인상해 50%로 조정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악화돼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당초 튀르키예는 오는 31일 시장 선거를 앞두고 기준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했으나 시장 전망을 뒤집고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