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재 주도의 통합 혁신'을 이루겠다."
길덕신 SK하이닉스 소재개발 담당 부사장은 13일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과거 소재는 공정의 특성을 개선하는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러 왔지만 최근 소재의 혁신이 UPH(라인에서 1시간당 생산하는 제품의 수량) 개선 또는 공정 재정비를 통한 투자비 절감 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D램과 낸드 제품의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길 부사장은 지난 1999년 입사 후 '소재 혁신'이라는 한 길만 걸어왔다. 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지난해에는 100% 해외 수입에 의존했던 EUV PR(극자외선 감광액)을 국산화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SK그룹 내 가장 최고 권위 상인 'SUPEX추구상'을 받기도 했다.
길 부사장은 가장 의미있는 본인의 성과로 EUV PR 국산화를 꼽았다. 그는 "4~5년 전 외산에만 의존해오던 소재를 공급 받지 못해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회사가 발빠르게 대처함으로써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언급했다.
길 부사장은 당시의 어려움을 반면교사 삼아 '소재 리스크 관리 시스템(mRI)'을 구축했다. 모든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소재별로 위험도를 산출하고 별도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길 부사장은 협력사와 함께 '고위험 소재 대응 상생협의체'도 운영 중이다.
그는 "반도체 소재는 기술 구현 뿐 아니라 장비 가동 등 양산 공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국제 정세와 규제 등을 잘 살피며 불확실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소재 운영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신규 소재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반도체용 소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길 부사장은 "향후 소재가 성능 개선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탄소 배출을 줄이며 인체에 무해한 특성을 지닌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새로운 대체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기술 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명확히 파악해 실용적이면서도 차별화된 솔루션을 적용할 것"이라며 "앞으로 '소재 개발의 르네상스'를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