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박3인간의 한국 일정을 마치고 인도로 출국했다.
방한기간중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을 만나 미래사업구상을 위한 협력관계를 다졌다. 저커버그의 행보와 함께 눈길을 끈 것은 의상이었다. 일정을 소화하는 기간동안 대통령 접견 이외에 늘 같은 옷을 입고 있어서다.
29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방한 기간 동안 '무스탕'으로 대변되는 한가지 의상만 착용했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러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할 때는 정장을 착용했다. 하지만 대통령 접견시에는 거의 정장을 착용하는 것이 관례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외 상항에서는 의상이 바뀌지 않았다.
27일날 밝은 웃음을 보이며 밤 10시30분경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저커버그는 노란색 무스탕을 착용하고 밝은 웃음과 함께 나타났다. 다음날인 28일 첫 행보로 조주완 CEO를 만나기 위해 LG트윈타워를 방문했을 때에도 동일한 의상을 착용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재용 회장과의 저녁 만찬을 위해 승지원을 방문했을 때도 동일한 의상인 점이 발견됐다.
직접적인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차량에 탑승한 저커버그의 의상은 노란색 무스탕 그대로였다. 이재용 회장과 저커버그가 편한 사이일 수도 있지만 보통은 캐쥬얼 차림으로 가지는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의아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에 의문을 느낀 사람들이 저커버그의 의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저커버그가 무스탕을 좋아해서 그런게 아니겟냐는 의견부터 어떤제품이냐는 의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지만 잘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저커버그는 단벌신사라는 점이다.
저커버그가 단벌신사를 고집하는 근본 배경에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과거 저커버그는 외신과의 한 인터뷰에서 왜 단벌신사를 고집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내 생활을 단순화 하고 싶다"면서 "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면 가능한 최소한의 시간과 에너지만 쏟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에 무엇을 입을까, 뭘먹을까와 같은 것을 선택하는데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면서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인 바 있다.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이고 본인이 선택한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집중하고 싶다는 그의 의지가 드러난 부분이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저커버그는 옷장에 같은 옷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옷장을 공개한 저커버그는 동일한 회색티셔츠만 걸어놓고 "오늘은 무엇을 입을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소위 말해 저커버그는 스티브잡스류인 것이다.
저커버그 말고 단벌신사인 유명인들은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애플의 스티브잡스다. 스티브잡스는 검정 터틀넥에 청바지만 고집했다. 그가 신제품 공개 행사에 항상 같은 옷만 입고 올라와 제품을 설명하는 모습은 매우 유명하다. 스티브잡스 말고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블루와 그레이 정장만 고집하기로 유명하다. 이들은 한가지 스타일을 정해놓고 거의 스타일의 변화가 없다.
저커버그의 생각과 행동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명인이 입고 나온 옷이 어떤 제품인지 알아내고 그걸 똑같이 입고 싶어하는 행태가 만연한 사회에서 억만장자임에도 소탈한 그의 모습은 왜 그가 억만장자가 될 수 있었는지를 말하는 것 같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