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쏟던 재원 오프라인으로 옮겨
올해 연매출 30조 달성 목표로 본업에 역량 집중
올해 연매출 30조 달성 목표로 본업에 역량 집중

이마트는 올해 연말 사상 첫 연매출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회복에 나선다. 주요 전략은 대형마트의 본질인 '가격'과 '고객경험' 그리고 통합MD체제 구축으로 요약된다.
이커머스 좇기에 나섰던 이마트가 '본업' 경쟁력 강화에 뛰어든 건 지난해 9월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으로 한채양 신임 대표가 오프라인 유통 계열사 공동 대표로 취임하면서부터다. 이마트,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3사 대표에 오른 한 대표의 시선은 '오프라인' 계열사의 본업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임 강희석 대표와는 상반된 행보다. 강 전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 공동대표를 수행하며 이마트와 SSG닷컴 간의 시너지 창출에 경영 방점을 찍고, 온라인에 아낌없이 투자해 왔다.
그러나 한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회사의 모든 물적·인적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쓰겠다"며 회사의 역량을 '오프라인'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도 재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내년에만 최소 5개 이상의 점포부지를 확보해 신규출점을 하겠다는 목표다.
그 이후로 이마트는 한 대표 체제 아래 본업 회복을 위한 전략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3사 사업군 통합 조직인 '통합추진사무국'을 신설하고 매입 경쟁력과 비효율 비용 거두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연초부터 '가격 파격선언' 행사로 업계 가격 주도권 쥐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한채양 대표)가 취임한 후 이마트 3사 간 MD 통합부터 꺼내든 이유, 신규 출점 재개를 밝힌 이유도 본업을 바로 세우고 오프라인 실적부터 챙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며 "한 대표 입장에선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24 등 계열사의 실적 회복이 본인에게 주어진 핵심성과지표(KPI)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시장에서는 '디지털 피보팅(pivoting·사업 방향 전환)'을 외치던 이마트가 다시 오프라인으로 선회한 배경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침투율이 45% 수준에 육박한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 침투율이 높아진 만큼 산업의 성장률도 점진적으로 완만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마트가 2021년 3조4004억원을 주고 인수한 G마켓은 '아픈 손가락'일 수밖에 없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지만 인수 후 계속 적자에 놓여 있던 G마켓은 지난해 4분기에 처음 흑자로 전환했다.
업계는 당시 이마트가 G마켓을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인수하면서 몸집 불리기를 시도했다가 차입금과 적자만 늘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이마트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G마켓 인수 전인 2020년 말 6조1677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7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지난해 말 세계 최대 명품 의류 플랫폼 파페치도 65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마트가 당시 몸집을 키우기 위해 과도한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마트는 G마켓 인수 당시 온라인 사업 주도권까지 쥐겠다는 의도였지만 올해도 온라인 사업은 '수익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마트 측은 "온라인 자회사들은 비효율을 걷어내고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며, 이를 고객가치 실현과 고객경험 확장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수익 안정화와 오프라인 통합MD구축 등으로 수익 개선을 노리는 이마트는 "오프라인 3사 기능 통합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온라인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올해 연말 사상 첫 연매출 3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마트가 단기적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할인점 업황 회복이 뚜렷하지 않고 고정비를 커버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라며 "소비경기 회복이 더딘 점과 할인점 이외 사업 부문의 경쟁력도 약해지고 있어 실적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