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를 공개해 가상현실(VR) 시장 개척을 시작했다. 비전프로가 시장을 선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대중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쟁 모델을 준비하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 공식 출시된 비전프로를 사용해본 사용자들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지적받는 것은 무게다. 약 600g에 육박하는 무거운 무게에 대해 사용자들은 장시간 착용을 우려하고 있다. 또 관련 콘텐츠 부족도 문제되고 있다. 비싼 금액을 주고 비전프로를 구입했지만 새롭게 즐길 수 있을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관련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비전프로는 MR 헤드셋 시장을 여는 기념비적인 모델임은 확실하지만 대중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문제점을 차치하고서라도 4000달러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망설이게 하고 있다.
이 같은 평가는 경쟁 모델을 준비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희소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플렉스매직'(가칭)이라는 이름을 미국과 유럽 특허청에 등록하고 구글·퀄컴과 손잡고 XR 헤드셋을 준비하고 있다. 퀄컴이 플렉스매직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공급하고 구글이 운영체제(OS)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애플의 비전프로를 의식해서인지 출시 시기를 대폭 당기면서 올해 상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비전프로 대중화의 발목을 잡았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은 삼성전자가 플렉스매직을 출시할 때쯤이면 상당 부분 해결됐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플렉스매직의 가격이 1000달러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가격은 비전프로 가격의 반값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중화의 걸림돌을 상당 부분 해소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관련 인프라도 상당 부분 보강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비전프로라는 모델이 시장을 형성해 관련 콘텐츠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호환성 문제만 해결된다면 플렉스매직은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무게를 비롯해 제품 관련 문제점도 해결해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비전프로 대비 드라마틱한 제품 개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비전프로를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지적받은 부분을 일부 개선해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관련 커뮤니티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유저는 "비전프로의 성능이 대단하다"면서도 "4000달러에 달하는 높은 가격은 선뜻 접근하기 어려운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가격이 좀 더 저렴한 후속작이나 삼성전자가 출시할 제품이 기다려진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까지 비전프로의 판매량은 20만 대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