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개인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가 새로운 브랜드 '숲(SOOP)'으로 재탄생한다. 브랜드 리뉴얼의 핵심 목표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내세운 가운데 최근 1인 미디어 핫 키워드인 버추얼 유튜버(버튜버)가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아프리카TV에선 최근 버튜버 30명이 참여한 음악 경연 프로그램 'V-All Stars(버스타)'가 시작됐다. 버튜버 전문 기업 샵팬픽·VROZ가 아프리카TV와 협력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전직 프로게이머 출신 BJ '오아' 장준혁 채널에서 매주 토요일 방송될 예정이다.
BJ오아와 아프리카TV는 지난해 10월에는 버추얼 아바타 솔루션 '멜리고' 운영사 필더세임과 협력해 토크 예능 '버츄얼 함정 수사단'을 선보이기도 했다. 필더세임은 그간 아프리카TV와 협력, 버튜버들에게 3D 아바타를 제공하는 '멜리고 체험단' 등 여러 콘텐츠를 선보여왔다.
지난 5일에는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유명 스트리머 '우왁굳'이 트위치 국내 철수와 더불어 8년 만에 아프리카TV로 복귀를 선언해 화제가 됐다. 우왁굳은 현재 65만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거느린 인기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최고의 인기 버튜버 그룹이 아프리카TV로 합류하는 셈이다.
아프리카TV의 버튜버 분야 투자 확대는 현재 준비 중인 신규 플랫폼 '숲(SOOP)'과 결부될 가능성이 높다. 리브랜딩에 신규 콘텐츠 활성화가 더해지면 장수 플랫폼으로서 고착화된 이미지 탈피, 이용자 저변 확대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프리카TV는 이른바 '여캠'으로 불리는 여성 스트리머 방송과 전직 프로게이머 중심으로 스트리머 층이 형성돼 있고, 이에 따라 핵심 이용자층도 30대 이상 남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반면 버튜버들은 '오타쿠'로 불리는 서브컬처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보다 젊은 계층에게 어필하는 콘텐츠다.
'숲'의 핵심 목표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버튜버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아프리카TV는 올 2분기 내 글로벌 지역에 숲을 선제 론칭, 현 한국 아프리카TV 플랫폼은 3분기 안에 리브랜딩하는 것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숲 글로벌판은 초기 서비스 시점에 영어와 태국어, 중국어(간체자·번체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태국과 대만은 현재 버튜버가 가장 활성화된 주요 국가로 분류된다. 유럽 1인 미디어 분석 사이트 스트림즈 차트(Streams Chart)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가별 버튜버 분포 차트에서 태국과 대만 모두 점유율 5위 안에 들었다.
구체적으로 종주국 일본이 38.5%, 미국이 8.4%를 점유한 가운데 태국이 3.2%로 3위, 대만은 1.5%로 5위에 들었다. 한국의 경우 2.4%로 4위에 해당한다. 도위(斗鱼), 후야(虎牙) 등 중국 로컬 플랫폼들은 집계에서 제외됐으나 중국 역시 일본풍 서브컬처의 주요 시장인 만큼 다수의 버튜버들이 활동 중일 것으로 추측된다.
태국에서는 이미 파워 인플루언서의 기준점인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버튜버 '기푸리(Gibpuri)'가 활동하고 있다. 그녀의 주력 방송 콘텐츠는 마인크래프트와 로블록스로,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버튜버 중 상당수와 궤를 같이한다.
이아플리스 뎀시(Iarfhlaith Dempsey) 스트림즈 차트 연구원은 "버튜버는 현재 개인 방송 문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하위 장르로, 향후 여러 플랫폼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한국은 버튜버 산업이 가장 급격히 성장하는 곳인 만큼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인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TV가 신규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버튜버 업체들의 크기와 상관 없이 적극적으로 미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버튜버 관련 콘텐츠도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선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