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게임 중 2023년 해외 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인 인지도를 보인 것은 크래프톤의 '펍지: 배틀그라운드(배그)'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모바일 부문은 물론 PC 온라인 게임 부문까지 고른 성과를 보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케이스탯리서치의 조사 결과를 종합해 '2023 해외 시장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세계 18개국 총 9200명의 만 15세 이상 게이머를 상대로 지난해 8, 9월 설문한 내용을 토대로 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지목한 '가장 많이 즐기는 PC 게임'과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각각 '배그'가 12.5%, '배그 모바일'이 23.7%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특히 '배그 모바일'은 아시아 권역 국가 중 대만을 제외한 17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PC 부문에서 '배그'는 중국, 인도, 캐나다, 호주, 독일,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참여한 2022년 이용자 조사 보고서와 비교하면 당시에는 16개국에서 PC 부문 5개국(미국, 캐나다, 영국, 인도, 카타르), 모바일 부문 3개국(미국, 인도, 파키스탄)에서 1위에 올랐다. 모바일 부문의 인지도가 전년 대비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그 모바일은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국산 게임 중 유일하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아시아 내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 중화 타이베이(대만),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네팔, 필리핀, 베트남, 미얀마 등 다양한 국가에서 베그 모바일 대표팀이 출전했다.
PC·콘솔 배그에는 당초 모바일 버전에서 서비스되던 '아케이드 모드'가 7월 정식 업데이트됐다. 64명에서 100명이 참여, 평균 30분의 플레이타임을 가진 일반 모드와 달리 30명 전후의 적은 인원수, 10분대의 짧은 플레이타임으로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아케이드 모드의 주요 차별점이다.
배그 다음으로 인기를 끈 게임은 인도네시아,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PC 부문 1위에 오른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이었다. 대만은 넥슨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PC 부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모바일 부문 1위에 올라 '카트라이더' IP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보였다.
이 외 각 지역에서 가장 인기를 끈 국산 PC 게임으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남아공)에서 넥슨 '크레이지 아케이드', 이집트는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X', 일본은 펄어비스 '검은사막', 베트남은 웹젠 '뮤 온라인'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게임을 알게 된 경로에 대해선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응답률 44.1%로 1위, '지인 추천'이 39%로 2위에 올랐다. 인도, 브라질, 사우디, 남아공, 이집트 등 제3세계 지역들과 일본에서 SNS를 주요 경로로 지목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등 서구권은 지인 추천이 응답률 1위로 집계됐다. 중화권인 중국은 게임 차트, 대만은 유튜브 광고가 1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게임을 즐기지 않는 이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주변에 같이 즐길 사람이 없어서'가 가장 높은 지목됐다. 특히 이탈리아와 UAE, 사우디 등 지역에선 '자국어 지원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즐기지 않는 이유, 불편한 점으로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콘진원과 케이스탯리서치는 종합 결론 항목에서 "지난해 국산 게임 인지 창구에서 유튜브 광고가 높은 비중을 보인 반면 올해에는 지인 추천의 영향력이 커진 것으로 보아 사회적 관계의 영향력이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용자 간 제약이 없는 게임 접근성, 각 국가 현지 법체계와 문화권 이해에 따른 사전 고려의 중요성이 더더욱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