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BTC)의 반등에 힘 입어 블록체인 업계 전체에 호황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자체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 중인 국내 게임사들도 활기를 되찾는 모양새다.
올 10월 들어 상승세에 접어든 비트코인의 개당 거래가는 24일 들어 4500만원을 돌파, 일주일 넘게 4500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비트코인 거래가가 4500만원 이상에 오른 것은 2022년 5월 이후 1년 반만의 일이다.
비트코인 반등의 가장 큰 계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암호화폐 파생상품 업체 그레이스케일과의 소송전으로 꼽힌다.
그레이스케일은 지난해 약 170억달러(23억원) 규모 비트코인 파생상품을 현물 성장지수펀드(ETF)로 전환하겠다고 신청했다. SEC가 이를 거부하자, 그레이스케일은 해당 내용을 미국 법원에 제소했다.
워싱턴DC 순회항소법원은 이달 23일, 두 기관의 법정 공방에서 "SEC가 비트코인 ETF 전환을 반려한 것은 일관성 없는 결정"이라는 취지에서 그레이스케일 측의 손을 최종적으로 들어줬다.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법원의 판결이 단순히 비트코인 관련 상품의 증가를 넘어 그간 비트코인 강경 규제 기조를 보여왔던 SEC의 권한이 약화되는 신호로 파악하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에 '비트코인 반감기'가 적용될 예정인 만큼 장기적으로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산하 리서치센터는 "비트코인 반감기 외에도 포스트 팬데믹(범유행성 전염병 이후)으로 인해 경제 구조가 보다 유동적으로 변화했고, 암호화폐 전체의 사회적 지위, 대중적 인식이 보다 개선됐다는 점도 호재"라며 "비트코인 수요에 있어 긍정적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했다.
오랜 기간 블록체인 분야에 투자해온 한 국내 블록체인 게임사 관계자는 "주변에 암호화폐 투자하는 분들 상당수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투자할 맛 나는 시기'라고들 말하더라"며 "블록체인 기업, 관련 개발사들 입장에서도 힘을 낼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이른바 'P2E(Play to Earn) 게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게임사들도 하반기 들어 제각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위메이드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 행사 '지스타'에서 2년 연속 메인 스폰서를 맡는 것이 확정됐다. 이 자리에서 인기 가수 청하가 위믹스(WEMIX)의 공식 홍보 모델로 활동을 개시한다. 또 지스타의 입장권 NFT(대체불가능토큰)을 판매하며 위믹스 기반 NFT 플랫폼 '나일(NILE)' 알리기에도 힘쓰고 있다.
네오위즈 모회사 네오위즈홀딩스가 운영하는 네오핀(NPT)은 일본 시장 공략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핀시아(구 라인 블록체인 메인넷), 블록체인 미디어 기업 로쿠분노니, 토큰 증권(STO)·실물연계자산(RWA) 비즈니스 기업 캐비닛 등 현지 업체들과의 협업을 확대, 자사 블록체인은 물론 국내외 타 기업의 일본 진출을 돕는 파트너사 역할까지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네오핀 외에 네오위즈가 별도로 운영 중인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인텔라X(IX)는 최근 일본의 P2E 서브컬처 게임 프로젝트 '코인무스메'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세계 유명 암호화폐를 의인화한 미소녀들의 경쟁을 그린 이 게임에선 최근 IX 외에도 넷마블의 마브렉스(MBX)와 협업, MBX를 상징하는 미소녀 'MBX짱'이 공개됐다.
컴투스 그룹 엑스플라(XPLA)의 NFT 플랫폼 X플래닛에는 최근 고전 특수촬영물(특촬물) '지구방위대 후뢰시맨' 국내 출시 35주년 기념 NFT가 출시돼 화제가 됐다. XPLA는 이후에도 한국성우협회, 소셜 개인방송 플랫폼 '비고라이브' 등과 협업해 마니아층을 위한 NFT 콘텐츠들을 선보일 방침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