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이 2022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형 신작이 연달아 출시됐음에도 하락폭은 오히려 증가했는데, 장기간 이어진 경기침체와 더불어 장르 편중화가 원인인 것으로 짐작된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는 18일 2023년 상반기 국내 모바일 게임 결산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양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모바일 게임 시장 전체 매출액은 26억6000만달러(약 3조3600억원)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5억달러(13.8%) 감소했다.
센서타워는 올 초,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의 2022년 연간 매출이 53억달러(약 6조6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억달러(8.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올 상반기에 감소율이 5.2%p 증가해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셈이다.
올 상반기 모바일 게임 누적 다운로드 수 역시 총 2억2200만건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약 4500만건(18%) 감소했다. 2022년 전체 다운로드 수는 약 5억2000만건으로 전년 대비 3000만건(5.2%) 줄었는데, 감소율이 13%p 가까이 오른 셈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하락세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양대 앱 마켓 총 누적 매출은 787억달러(약 100조원)이었다. 2021년 883억달러(약 111조원) 대비 9.7% 줄어든 수치다. 하락세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특수의 종료로 인한 역기저효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세계적 경기 침체 등이 지목된다.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선 카카오게임즈와 넥슨, 위메이드 등이 이른바 'MMORPG 3파전'을 벌이는 등 대형 신작이 여럿 출시됐음에도 매출, 다운로드 수 양면에서 하락세가 더욱 심화됐다. 이는 기존 출시작, 신작 모두 MMORPG로 장르 편중화가 심화됨에 따라 시장 전반에 걸쳐 신규 이용자 유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다른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올 6월 국내 3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원스토어) 통합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최상위 6개 게임이 모두 대규모 PvP(이용자 간 경쟁)를 핵심 콘텐츠로 한 MMORPG다. 여기에는 신작 '나이트 크로우', '아키에이지 워' 등이 포함된다.
이에 비해 지난해 6월 매출 최상위 6개 게임에는 같은 해 3월 출시된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 6월 출시된 '디아블로 이모탈'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여타 MMORPG와 달리 1인, 혹은 소규모 인원 단위로 사냥과 파밍을 중심으로 한 액션RPG라는 점에서 MMORPG와 차별점이 있다.
MMORPG 외 장르 신작 중에선 '미소녀'로 대표되는 서브컬처 수집형 RPG들이 여러차례 매출 최상위권에 올랐다. 카카오게임즈의 1월 신작 '에버소울', 지난해 11월 출시된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서브컬처 게임들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국내 게임사가 아닌 중국의 호요버스다. 이들의 2020년작 '원신'은 서브컬처 게임 중 유일하게 상반기 종합 매출 톱10(9위) 안에 들었다. 또 올 4월 출시한 신작 '붕괴: 스타레일'은 약 2개월간 2700만달러(3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