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챗GPT을 지난해 출시한 이래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픈AI에 핵심 부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해와 챗GPT 신드롬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세계 최대 GPU 제조업체 미국의 엔비디아가 지난 1993년 창업 이래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 클럽 명단에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시장정보 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가 글로벌 기업 시총 조사업체 컴퍼니스마켓캡 등의 집계 자료를 토대로 시총 1조달러 클럽 현황을 지난달 기준으로 업데이트한 결과다.
◇메타플랫폼스와 테슬라가 비운 자리, 엔비디아가 채워
비주얼캐피털리스트가 업데이트한 기준 시총 1조달러 클럽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스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비운 자리를 엔비디아가 채우면서 클럽에 처음으로 진입한 점이다.
컴퍼니스마켓캡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지난달 기준 시총은 1조200억달러(약 1309조원)로 추산돼 시총 1조달러 클럽에 처음으로 입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메타는 지난 2021년 6월, 테슬라는 지난 2021년 10월 각각 시총 1조달러 클럽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으나 각각 경영 악재를 겪으면서 그 사이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결과 지난달 기준 시총이 각각 6800억달러(약 872조원), 6300억달러(약 808조원) 수준으로 줄어 시총 1조달러 클럽에서 밀려난 것으로 파악됐다.
창사 30주년을 맞은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총 1조달러 클럽에 진입한 것도 처음이지만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가운데 이같은 기록을 세운 경우도 처음 있는 일이란 점에서 이목을 끄는 사건이다.
◇엔비디아, 아마존 다음으로 6위 차지
메타와 테슬라를 제치고 올라온 엔비디아가 차지한 시총 1조달러 클럽 명단의 순위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바로 다음인 6위.
지난 2020년 4월 이 클럽에 들어온 아마존의 시총은 1조2500달러(약 1604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달 기준 시총 1위 기업은 창사 42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상장기업으로도 처음으로 지난 2018년 8월 시총 1조달러 시대를 세계 최초로 연 애플로 시총은 2조7800억달러(약 3568조4000억원) 규모였다.
애플의 시총은 지난해 초 사상 처음으로 3조달러(약 3849조6000억원)를 기록한 때와 비교하면 감소했으나 여전히 굳건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지난 2019년 4월 이 클럽에 진입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에 돌아갔고 시총은 2조4700억달러(약 3169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한때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던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는 2조600억달러(약 2643조4000억원)로 추산돼 3위에 머물렀다. 세계 최대 온라인 포털 구글을 자회사로 둔 알파벳이 1조5800억달러(약 2027조8000억원)로 4위를 기록했다. 알파벳은 지난 2020년 7월 이 클럽 회원이 됐다.
◇엔비디아 PER 214.4, 아마존 빼고 가장 높은 고평가주
그러나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엔비디아의 주가수익비율(PER)에도 주목했다.
PER은 현재의 주가를 주당순이익(EPS)로 나눈 수치로 수익을 기준으로 기업의 상대적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다. 즉 어떤 주식의 가격이 기업 가치보다 고평가돼 있는지 아니면 저평가 돼 있는지를 살필 때 참고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성장 지향적인 투자자에게 중요한 지표로 통한다.
PER이 높으면 수익에 비해 주식이 과대평가돼 있음을 뜻하고 낮으면 주식이 저평가돼 있음을 의미한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PER은 무려 214.4인 것으로 파악됐다. 294.2를 기록한 아마존을 제외하면 시총 1조달러 클럽 회원 가운데 최고인 셈이다. 엔비디아의 현재 주가가 EPS보다 200배 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는 뜻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