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를 테마로 한 캐릭터들이 볶음밥을 먹겠다더니 갑자기 불도저를 몬다. 볶음밥이 말을 걸자 한 캐릭터가 내놓은 "뭔가 이상한데?"란 대사는 격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네가 날 맛있게 먹는게 소원"이라는 볶음밥의 말에선 묘한 광기마저 느껴진다.
어린이 애니메이션처럼 보이지만 어린이들이 봐도 괜찮나 싶은 이런 내용의 유튜브 영상은 다름아닌 롯데칠성음료의 유기농 야채 음료 '크니쁘니'의 브랜드 마케팅 영상이다. 영상 제작에 참여한 것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스튜디오좋'이다.
스튜디오좋은 같은 모회사를 둔 영상 콘텐츠사 돌고래 유괴단과 더불어 '괴상한' 광고 영상으로 유명한 업체다. 발음을 잘못하면 크게 오해받기 쉽다는 것 조차 노린 사명인지, 회사의 슬로건은 "좋같은 광고를 만드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대표작은 김지석 배우를 앞세워 조미료 '미원'을 바람둥이로 묘사한 마케팅 영상 '바람 바람 맛바람, 미원'으로, 지난해 9월 게재된 후 1100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2020년 e스포츠 팬들을 뒤집어지게 만든 T1과 클렙(Klevv)의 협업 영상 광고, 이른바 '불 좀 꺼줄래'도 스튜디오좋의 작품이다.
스튜디오좋과 롯데칠성음료는 크니쁘니 외에도 새로운 소주 브랜드 '새로' 홍보를 위해 협업했다. 미소년, 미소녀 버전으로 두 번에 걸쳐 제작된 '새로구미' 영상은 특히 서브컬처 팬들의 주목을 받으며 각각 859만회, 1013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양사는 이달 8일부터 '크니쁘니 밥 먹을 때 유튜브'란 제목의 숏 애니메이션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커머셜 콘텐츠를 넘어 완성도 높은 애니메이션이 되는 것을 목표로 매주 1회씩 총 19회에 걸쳐 영상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측은 이번 콘텐츠의 목표로 "밥 먹을 때 유튜브 시청 금지"라는 일반적인 가정의 불문율을 깨는 것을 제시했다.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 속에 식습관 개선을 위한 교육용 메시지를 담아 '아이 주도 식사 교육'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남우리 스튜디오좋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에게 사랑 받는 방향으로 커머셜 IP를 확장해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창의적인 콘텐츠들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