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자동차·학자금·신용 카드 빚 모두 증가…연체율도 오름세

미국의 가계부채는 전 분야에 걸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담보 대출, 자동차 할부금, 대학 학자금 빚, 소비자 금융, 신용 카드빚 등이 모두 늘어났다. 현재 미국에서 학자금 빚 총액은 1조 6000억 달러, 자동차 융자금 빚 총액은 1조 5600 달러로 증가세이다.
신용 카드빚은 올해 1분기에 9860억 달러로 그 전 분기와 비교하면 정체 상태를 보였다. 1분기에 신용 카드빚이 감소하지 않은 것은 지난 20년 사이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뉴욕 연은이 밝혔다. 미국인들이 대체로 연말 쇼핑 시즌에 신용 카드를 이용해 여러 종류의 물건을 샀다가 새해 1분기에는 대체로 소비를 줄이면서 그 빚을 갚은 경향을 보였다.
미국인들이 올해 1분기에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규모로 신용 카드를 사용한 이유 중의 하나로 신용 카드를 이용한 생필품 구매 증가가 꼽힌다. 미국인들이 또 신용 카드빚 상환을 늦추고 있다.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지난해에 신용 카드빚 상환을 연체한 비율이 46%에 달했다. 이는 2021년 당시의 39%에 비해 7% 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고금리 사태 속에서 인플레이션이 치솟았고, 팬데믹 이후에 사회, 경제 활동을 재개한 미국인들의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CNN 비즈니스가 전했다. 신용 카드빚이 늘어나는 것을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반영일 수도 있고, 미국인의 살림살이가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뜻일 수도 있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미국에서 가계부채 증가로 채무 불이행 또는 대규모 체납 사태가 발생하면 미국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이에 따라 가계 부채가 미국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는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
차환(리파이낸싱)을 포함해 신규 모기지 신청 규모가 3235억 달러로 2014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으나 가계부채가 대폭 증가했다.
모기지 신청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하면 35%, 1년 전에 비하면 62% 급감했다.모기지 신청은 2021년 ·4분기 1조 2200억달러로 최고치에 달했다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담보 대출 금리 상승으로 모기지 대출이 줄어들고 있다. 2021년 1월을 기준으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2.65%까지 떨어졌으나 현재 6.4% 안팎이다.
미국인들이 가계부채가 늘어나면서 빚 체납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0.6%P 오른 6.5%, 자동차 융자 연체율은 0.2%P 상승한 6.9%였고, 전체 연체율은 0.2%P 뛴 3%로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 연은은 40세 이하 젊은 층의 자동차 융자 연체율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올라갔다고 밝혔다.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등으로 신차와 중고차 가격이 오르면서 미국인의 월 자동차 융자 할부금이 평균 700달러가량으로 올랐다.
대학 학자금 빚 체납 비율은 정체 상태에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가 학자금 빚 상환 부담을 덜어주려고, 저소득층 출신 등을 대상으로 등록금 빚 탕감을 추진했으나 법원이 현재 제동을 건 상태이다. 바이든 정부는 팬데믹 기간에 학자금 빚 상환 유예 조처를 했으나 그 기간이 끝나 다시 상환이 이뤄지고 있으나 체납 비율이 상승하지는 않았다고 뉴욕 연은이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