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도 전설이었는데 6년 만에 출시된 후속작은 그 전작조차 뛰어넘었다.
닌텐도의 대표 IP이자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 신작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왕국의 눈물)'이 12일 마침내 발매됐다. 이 게임은 2017년 출시된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야생의 숨결)'의 속편이며 '포켓몬스터', '슈퍼마리오' 시리즈와 더불어 닌텐도의 3대 게임으로 불린다. 지금껏 출시된 '젤다의 전설' 시리즈 모두 90점대 평가를 받았으며, 때문에 더 많은 판매랑을 기록한 '포켓몬스터'와 '슈퍼마리오' 시리즈보다 작품성이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은 출시 전부터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걱정되는 부분은 당초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 워낙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기에 그 이상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무엇보다 게임의 여러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에서 넘쳐나는 아이디어를 아예 속편에서 풀기로 하며 탄생한 만큼, 세계관과 그래픽 등이 전작과 거의 동일하기에 신선도가 떨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다른 콘솔보다 하드웨어 사양이 낮은 닌텐도 스위치의 사양 안에서 만들어진 게임의 그래픽과 최적화 부분이 엑스박스 시리즈 X나 플레이스테이션5와 비교하면 더더욱 크게 체감될 것이라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과 달리 정식 출시된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은 전작의 엔딩의 뒷이야기를 전혀 지루하지 않게, 오히려 더욱 긴박감 있게 풀어냈으며 공중 도시까지 확장된 광활한 세계와 훨씬 다양하게 체험하고 생성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자유도를 잘 조합해 역대 최고의 오픈월드 게임의 타이틀을 자체 경신했다.
이 게임이 얼마나 대단한가 살펴보면, 12일 자정부터 판매가 시작됐기에 많은 유저들이 닌텐도e숍에서 다운로드 형태로 게임을 구매했지만 일부 유저들은 밤 12시에 오프라인 게임 스토어에서 줄을 서가며 게임을 구매했다. 새벽에 기다란 행렬을 만들어낼 수 있는 콘솔 게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해외에서의 반응은 더욱 놀랍다. 게임이 출시되자 마자 각종 해외 매체들은 '퍼펙트'에 가까운 반응을 쏟아냈다. 각종 리뷰를 수집하는 해외 포털 '메타크리틱'에 공개된 총 91개 매체의 리뷰 평균 점수가 자그마치 96점에 달한다.
또 다른 포털 '오픈크리틱'에서도 모든 리뷰어가 추천, 평점 97점을 기록 중이다. 전작과 그래픽도, 지형도 상당수가 유사한데도 이 게임에 대한 호평은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그것은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이 게임이 갖춰야 할 호기심, 기대감, 긴장감 등을 가장 잘 전달하면서 가장 높은 자유도를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보다 확장된 세계관, 보다 몰입감이 커진 스토리, 더 다양하게 추가된 기믹과 퍼즐, 새로운 기술들은 마치 실제 게임 속 세계를 탐험하는 것과 같은 기분을 제공한다.
물론, 광활한 게임 속 대지를 이동하고 절벽을 오르는 등 세계를 탐험하는 게 귀찮고, 수많은 퍼즐을 푸는 게 어려운 이라면 이 게임은 그리 친절한 게임이 아닐 수 있다. 무엇보다 너무 우수한 자유도로 인해 처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막막하다. 그런데 '야생의 숨결'의 속편 격인 '왕국의 눈물'은 그러한 막막함조차 거둬냈다.
콘솔 게임이기 때문에 최초 구입비용 외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 '젤다의 전설'은 여느 MMORPG보다 게임으로 인한 수익이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로지 게이머의 '탐험하는 재미'만을 추구한 이 게임은 그렇기에 전 세계적으로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젤다의 전설'이 37년간 한결같이 최고의 게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이유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