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맛·적당한 탄산감·은은한 잔향... ‘잘 만든 라거 맥주’
‘깔끔한 뒷맛’으로 가볍게 마시기도, 음식과 곁들이기도 좋아
‘깔끔한 뒷맛’으로 가볍게 마시기도, 음식과 곁들이기도 좋아
이미지 확대보기그 ‘테라’를 만든 하이트진로에서 4년만에 새로운 신제품을 내놨습니다. 올 몰트 맥주 ‘켈리’입니다. ‘테라’가 출시 이후 돌풍을 일으킨 만큼, 동생격 제품인 ‘켈리’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중입니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이 있죠. 보통 후속작이 원작만큼 성공하긴 쉽지 않기도 하고요. 과연 ‘켈리’는 어떨까요?
먼저 병 디자인이 눈길을 잡아끕니다. 병 어깨 부분의 곡선과 디테일에 더해 반투명한 호박색 병이 굉장히 고급스러운 인상을 주네요. 뭐랄까, 맥주 자체를 색으로 형상화한듯한 느낌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이왕이면 패키지 디자인이 예뻐서 나쁠 건 없겠죠. 다만 캔 디자인은 병에 비해선 좀 심심한 편입니다. 그래도 독특한 색상이라 다른 맥주들 사이에서 눈에 띌 것 같긴 하군요.
이미지 확대보기사실 ‘테라’를 마실 땐 혀에 남는 씁쓸한 맛 때문에 뭐라도 안주 거리를 함께 먹게 됐었습니다. 치킨이라도 시켰다간 ‘가볍게 한잔’이 삽시간에 무거워지곤 했죠. ‘켈리’는 그런 뒷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뒷맛 대신 코에 맥아의 잔향이 남아서 기분 좋은 취기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숨을 내쉴 때마다 맥주 냄새가 다시 느껴지는 것만 같습니다.
라거 맥주라면 탄산감을 빼놓을 수 없죠. ‘켈리’도 바로 삼키면 딱 적당한 탄산감으로 시원한 목넘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라거 맥주에 전혀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요. 다만 입에 한번 머금으면 탄산감이 좀 약해지다보니 목넘김을 중요시한다면 바로 삼키는게 좋겠습니다. 바로 삼켜도 불쾌할 정도로 자극적이진 않았습니다.
사실 ‘켈리’의 풍미 자체가 아주 강한 편은 아닙니다. 나쁘게 말하면 밍밍한 맛이라 할 수 있겠죠. 독특한 향이나 맛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가볍게 한잔 정도 마시거나, 음식과 곁들여 먹기엔 정말 좋았습니다. 갈비찜, 전, 스테이크, 회, 삼겹살, 치킨 정도와 같이 먹어봤는데, 깔끔한 맛 덕분에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입가심으로 마시면 맥주가 음식맛을 끌고 사라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요.
전체적으로 잘 만든 ‘라거 맥주’라는 인상입니다. 호불호 없이 누구나 가볍게 마시기 적당한 맥주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를 출시하면서, ‘테라’에 이어 또 한번 돌풍을 일으켜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최근 올 몰트 맥주는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켈리’가 특색있는 맛과 향 대신 무난한 대중성을 택한 이유일 겁니다. 과연 ‘켈리’가 시장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입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