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자금줄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붕괴하면서 유럽은행이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됐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브레이크아웃 포인트의 자료를 인용해 마샬 웨이스와 오데이 자산운용을 비롯한 대형 헤지펀드가 유럽은행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고 보도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14일 기준 공매도 투자자들이 유럽은행에 157억 달러(약 20조원 5827억 원)의 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디트스위스를 비롯한 은행 주가의 급락으로 공매도 투자자들이 순이익을 얻기 시작해 공매도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이호르 두사니우스키 S3파트너스 전무이사는 "일반적으로 유럽은행 부문에 대한 공매도는 수익성이 있는 거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SVB은행이 파산하자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브레이크아웃 포인트가 분석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웨덴, 영국, 스페인, 폴란드의 공개 서류에 따르면 마샬 웨이스는 은행에 가장 많은 숏(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은행에는 오스트리아의 BAWAG, 이탈리아 금융회사 파인코뱅크(Fineco Bank), 스웨덴 2위 은행인 한델스방켄, 스페인 최대 은행 카이사방크, 영국 상업은행 내셔널웨스트민스터은행, 폴란드 최대 은행 PKO폴스키 은행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크레디트스위스의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았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대 주주가 규제상의 이유로 은행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고 말하자 한때 31%까지 급락했다.
금융 정보 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15일에만 1억4040만 달러(약 184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15일 BNP파리바의 주가는 12%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회복해 9% 하락으로 마감했다. 도이치방크의 주가는 9% 떨어졌다.
한 주 동안 유럽은행 주식 1200억 유로(약 167조원)가 사라졌다.
제롬 르그라스 엑시엄 얼터너티브 인베스트 리서치 책임자는 공매도 타깃이 된 은행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냐는 질문에 "펀더멘털에 대한 고려가 거의 없는 패닉 셀링(공포심에 따른 급격한 매도현상)"이라고 답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