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유통업계 최고경영자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와 수요 변화 등의 전례 없는 경영 위기에 ‘위기의식’을 갖고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우선 롯데는 위기 극복의 키로 ‘혁신’을 내세웠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영구적 위기 시대의 도래는 우리가 당연하게 해왔던 일과 해묵은 습관을 되볼아 보게 한다”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새로운 롯데’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역설한 수장도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위험을 직시하고 준비된 역량으로 정면돌파할 수 있는 위기대응 능력이 곧 신세계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위기는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면서 위기대응에 대한 관점 변화를 촉구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지만 위기 극복의 저력을 바탕으로 고객 신뢰를 확고히 하고 우리만의 성장의 길을 찾자”며 정면돌파를 주문했다.
CJ그룹은 위기는 곧 기회인 만큼 이 시기를 지혜롭게 넘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대응을 잘한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통의 기업보다 엄청난 격차를 벌렸다”면서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은 아주 큰 도약의 기회”라고 진단했다.
◆위기 넘어 도약할 생존법…“더 멀리 보고 기본에 충실하라”
물가·고환율·고금리 3고(高)시대에 고객과의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 아래 유통업계 최고경영자들은 위기 돌파 해법으로 ‘긴 호흡’으로 ‘기본’부터 충실해야 함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뉴롯데 도약을 위해 장기적 안목을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보다는 긴 안목으로 10년, 20년 후를 바라보며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면서 “불확실한 미래라도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한데 모은다면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을 이끄는 정 회장도 “당장의 이익에 집중하기보다 ‘고객이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을 하며 바뀐 경영환경에 맞게 사업의 내용과 방식을 변화시켜야 생존이 가능하다”며 “고객과 시장, 경쟁자 변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리프레이밍(Reframing)’을 통해 우리가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변화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CJ그룹도 단기 전략보다는 ‘2025 중기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손 회장은 “최고 수준의 눈높이로 달성 가능한 최대 목표를 수립해 과감한 도전과 압도적 실행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전했다.
신세계 유니버스를 그려나가고 있는 정 부회장은 위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기본’의 핵심은 ‘고객’과 ‘상품’”이라며 “고객과 상품에 광적으로 집중할 때 위기를 돌파하고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 역시 “가장 기본적인 가치와 목적에 충실함’(Based on Basics)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신 회장은 롯데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생존을 위해 자기 혁신은 필수 불가결하며 회사를 성장하게 하는 열쇠 또한 혁신하는 용기다”는 말을 인용하며 뉴롯데 도약에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