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외식업계가 회복세를 보였으며 해외여행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단체손님 중심인 뷔페와 패밀리레스토랑은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지난 4년간 이동 트렌드를 다각도로 분석한 카카오내비 결산 데이터 '모빌리티 리포트'를 30일 공개했다.
카카오내비의 이동 데이터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팬데믹 기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며 등장한 ‘집콕족’의 소비패턴이 코로나 발생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슈퍼마켓 등 식료품과 생필품 구매를 위한 이동량은 지난해 최고점을 찍고 올해에는 하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자제품점, 가구 판매점 등 인테리어 수요와 함께 증가했던 내구재 구매의 발길도 엔데믹 이후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생활양식이 확대되며 각광을 받은 테이크아웃 식당으로의 이동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재택근무가 해제되며 직장인들의 사무실 출근이 늘어남에 따라 한식당 및 중식당 등으로의 이동은 소폭 증가했으나 단체 손님 중심의 뷔페나 패밀리레스토랑으로의 이동은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문화 및 여가생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추세였다. 코로나 1년 차, 2년 차 모두 감소했던 박물관(7%), 전시관(16%), 과학관(18%), 미술관(35%), 아쿠아리움(41%) 등으로의 이동은 올해 뚜렷한 증가율을 나타냈다.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는 있으나 여전히 국내 여행 수요가 높아 야영·캠핑장(118%), 펜션(57%), 호텔(30%), 리조트(22%) 등으로의 이동도 엔데믹 이후 증가세를 보였다.
팬데믹 기간 침체됐던 해외여행 수요는 조금씩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제1여객터미널)의 경우 카카오내비 기준 2019년 도착지 순위 1위를 기록했는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2020년과 지난해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전체 도착지 중 4위를 기록하며 회복되고 있는 해외 이동 수요를 방증했다.
이달에는 카카오내비 도착지 순위에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1위를 차지했고 팬데믹 기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도 4위에 오르며 팬데믹에서 엔데믹 시대로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엔데믹 이후 맞이한 지난 주말 크리스마스에도 유사한 이동 패턴이 포착되며 해외여행 수요의 중요한 척도인 인천국제공항의 도착지 순위는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과 유사한 등수를 나타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가장 많이 방문한 상위 20위 인기 도착지를 분석해 본 결과, 아웃렛과 쇼핑몰이 13개, 공항 및 기차역이 6개로 나타나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크리스마스와 거의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팬데믹 기간 동안 해수욕장이나 대부도, 오이도 등 바닷가 목적지가 상위권에 포진했던 것과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모빌리티 리포트'에는 카카오내비 이동데이터 이외에도 △'카카오 T 전기차 충전' 데이터를 통해 살펴본 스마트한 충전 인프라 구축 방안 모색 △'카카오 T 퀵' 데이터에서 발견한 새로운 퀵 서비스 트렌드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기반이 될 디지털 트윈 현황 △해외 모빌리티 시장과의 비교를 통해 살펴본 플랫폼 택시의 현재와 미래(발간 예정) 등이 담겼다.
올 한 해 다양한 부문에서의 이동 빅데이터를 통해, 이동의 변화가 함축하고 있는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살펴본 모빌리티 리포트는 내년 1월에 책자로도 발간될 예정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