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유통가 연말 인사의 공통점은 3세들의 책임이다. 오너 3세들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CJ그룹 장남 이선호, 한화그룹 3남 김동선, BGF그룹 차남 홍정혁 등이 잇달아 승진하며 3세 경영 참여가 본격화됐다. 이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도 진급하며 3세 경영 시대문이 활짝 열렸다.
1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유열 상무보가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로 진급했다. 신 상무는 지난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상무보로 임명됐다가 이번 인사에서는 한국 롯데케미칼 상부로 승진시켰다. 반년 만의 진급으로 롯데의 승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바 있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진 은둔형 후계자였던 신 상무는 최근 경영 일선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며 주목 받았다. 좀처럼 공식석상에 나서지 않던 신 상무가 지난 9월 신 회장과 함께 베트남 출장길에 오르는 한편, 롯데-노무라 교류회에 참석하는 등 공개적 행보를 늘려왔다. 재계는 이를 ‘승계 수순’으로 해석해왔다.
신 상무 승진을 비롯해 유통업계 3세 경영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앞서 CJ그룹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지난 10월 정기 인사에서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승진했다. 1년만의 일이다.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전략본부장 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전략실장 전무는 상무 발령 1년 5개월 만에 승진했다.
이 실장은 그룹의 핵심인 CJ제일제당 신사업 발굴 및 글로벌 시장 확대 임무를 맡았다. 이 실장은 앞서 비건 브랜드 ‘플랜테이블’ 등 신사업과 미주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 등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 중이다.
김 전무도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 전무가 사업 추진 전 과정을 컨트롤한 파이브가이즈가 대표적이다.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는 내년 상반기 1호점 오픈 예정으로 김 전무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서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한 신유열 상무도 맡은 임무를 주도적으로 이끌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상무의 역할이 더 커졌다기 보다 경영수업 정도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하면 해당 사업을 일본과 연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