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기약없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방권이 러시아에 강도 높은 경제제재 조치를 내리고 러시아 역시 자국의 에너지자원을 무기화하는 전략으로 맞서면서 우크라이나가 속한 유로존을 중심으로 전례 없는 혹독한 에너지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위기가 한가지 분야에서는 가장 큰 호재로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에너지 위기의 여파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용량의 유례 없는 폭풍 성장을 추동할 모멘텀이 마련됐다는 것.
6일(이하 현지시간) 온라인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날 펴낸 보고서의 핵심이다.
◇IEA “2025년부터 재생에너지 발전량, 석탄 발전량 제칠 것”
IEA는 ‘2022년도 재생에너지 현황’이란 이름으로 발표한 이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이 전세계적으로 사상 초유의 급성장 국면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 결과 앞으로 5년간 전세계적으로 확보될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지난 20년 동안 이룩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맞먹을 정도로 폭풍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향후 5년간 발전에 쓰일 다양한 에너지 가운데 재생에너지가 무려 90%를 차지하면서 이같은 흐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IEA는 내다봤다.
특히 오는 2025년께부터는 지금까지 발전원별 발전량 가운데 최대 비중을 차지해온 석탄 발전을 재생에너지 발전이 따라잡을 것으로 IEA는 예상했다.
앞으로 5년간 예상되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폭발적인 증가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재생에너지란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로 햇빛, 물, 지열, 강수, 생물 유기체 등에 포함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태양광 발전 단가 16%, 풍력 발전 단가 13% 떨어져
보고서는 여러 재생에너지 가운데서도 “오는 2027년까지 발전 단가 등이 점차 저렴해지는 것에 힘입어 태양광 발전량은 지금의 거의 세배로 급증하고 풍력 발전량은 거의 두배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태양광과 풍력에 주목했다.
발전 단가 하락과 관련해 세계경제포럼(WEF)도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지난해 기준으로 이미 석탄보다 저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WEF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 단가는 16%, 풍력 발전 단가는 13%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비롤 IEA 사무총장 “이미 급성장 국면이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쳐 폭풍 성장”
이같은 흐름 속에서 향후 5년간 새로 늘어날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2400기가와트(GW)에 달할 것으로 IEA는 전망했다.
IEA가 지난해 펴낸 보고서에서 집계한 전세계 재생에너지 추가 발전 용량은 290GW로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바 있는데 앞으로 5년 사이에 거의 9배 가까운 증가가 예상된다는 뜻이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 발전은 이미 급성장 국면에 들어섰는데 우크라이나 전쟁발 국제 에너지위기까지 겹치면서 사상 유례 없는 폭풍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