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킨텍스에서 4일 마무리된 서브컬처 행사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AGF) 2022'의 마무리 행사를 맡은 것은 애니메이션도, 게임도 아니었다. 난 8월 서울 팝 컬처 컨벤션(서울팝콘)에서도 열띤 반응을 끌어냈던 버추얼 유튜버들이었다.
'AGF 2022'가 폐막되기 약 1시간 전인 4일 오후 6시 경, 일본 유명 버추얼 유튜버 그룹 홀로라이브 프로덕션(이하 홀로라이브)의 '시라누이 후레아', '시로가네 노엘'의 온라인 팬미팅이 열렸다. 스테이지 기본 좌석수인 600석에 AGF 사무국이 증설한 좌석을 합쳐 약 1000석에 빼곡히 들어선 팬들이 이번 행사에 함께했다.
앞서 AGF 측은 "관할 기간 요청에 의해 4일 공식 스테이지 행사는 서서 관람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올 8월 서울팝콘에서 열린 홀로라이브의 '타카나시 키아라', '하코스 벨즈' 팬미팅에선 공식 좌석 200석 외에도 1000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스테이지를 에워싼 채 행사를 함께 했다.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팬미팅은 일본인 통역을 겸한 사회자와 두 유튜버의 인터뷰 형태로 진행됐다. 간단한 자기 소개와 질의 응답, 실시간 그림 그리기, 새해 맞이 각오와 포토 타임 등으로 이뤄졌다.
후레아와 노엘은 지난 2019년 8월, 홀로라이브 일본 3기생 '홀로판타지' 멤버로 함께 데뷔한 동기로, 같은 기수 안에서도 유별난 친분을 다져 이른바 '노에후레'란 콤비명으로 불린다. 이날 팬미팅 중에는 멤버가 서로에 대한 퀴즈를 맞추지 못하면 팬들에게 윙크를 하는 일종의 벌칙 게임 코너도 있었다.
행사를 마친 후 후레아는 SNS를 통해 "AGF에 봉제인형 등 굿즈를 입고 온 팬들이 많아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엘은 셀카를 찍은 듯 연출된 이미지와 더불어 한글로 된 텍스트를 실은 감사 이미지를 후기와 함께 게재했다.
홀로라이브는 마무리 행사 외에도 애니플러스와 협력, 공식 굿즈를 판매하는 부스를 열었다. 홀로라이브의 업계 라이벌이자 올 6월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애니컬러 사가 운영하는 니지산지 역시 애니플러스와 함께한 부스를 통해 팬들과 소통했다.
국내 메타버스 스타트업 데브메이트가 운영 중인 신생 버추얼 유튜버 그룹 '브이리지' 역시 이번 AGF에서 부스를 열였다. 웹소설 플랫폼 노벨피아 부스에선 자체 버추얼 유튜버 '피아'를 소개했다. 소니 뮤직 재팬 부스에선 틱톡에서 440만 팔로워를 끌어모은 버추얼 싱어 '아뽀키'가 여러 아티스트들과 함께 전시됐다.
버추얼 유튜버로는 활동하지 않으나 수차례 VR(가상현실) 콘서트를 열고 광고 모델로 활동해 '원조 가상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의 부스도 있었다. 이 자리에선 여러 팬들이 모여 하츠네 미쿠의 VR 콘서트 영상에 맞춰 군무를 추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은 소니 뮤직 재팬과 애니플러스·대원미디어·D&C미디어가 공동 주최한 서브컬처 행사다. 지난 2018년 첫 개최된 후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했으며 이번 행사는 일산 킨텍스에서 3일 오전 10시에 개최, 4일 오후 7시에 마무리됐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