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산하 경제연구소가 해외 대형 거래소 FTX의 파산 사건 이후의 거래소 업계 현황과 규제 동향을 정리한 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연구소 측은 FTX 사태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계의 안정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빗썸경제연구소는 'FTX 사태를 통해 바라본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현주소 및 국내외 규제 동향' 보고서를 통해 FTX 사태의 원인과 국내 원화 거래 지원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투자자 보호 조치,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규제 등을 분석했다.
FTX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연구소 측은 거래소 자체 발행 가상자산을 담보로 한 위험투자를 들었다. FTX는 이달 2일, 코인데스크로부터 자회사 대차대조표에 자체 발행한 'FTX 토큰'을 포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재무적 불건전성 논란에 시달리던 FTX는 10일 만에 미국 법원에 회생을 목표로 파산을 신청했다.
그러나 국내 거래소의 경우 현행 특금법에서 '가상자산사업자 혹은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알선·대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만큼 법적으로 이는 불가능하다.
연구소 측은 이 외에도 거래소 이용자의 예치금은 금융정보분석원장 검사·은행의 감독 등 이중 감시를 받고 있다는 점, 모든 가상자산사업자는 예치금과 고유재산을 구분 관리하고 이를 은행들에게 지속적으로 확인 받을 의무를 지고 있다는 점 등을 들며 "한국은 FTX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원천 봉쇄된 국가"라고 분석했다.
빗썸경제연구소 측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향후 제정될 국내 디지털 자산법이 더욱 세밀한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뿐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 오는 2024년 적용 예정인 '미카(MiCA, Markets in Crypto Assets)'법과 같은 규제들이 해외 각지에 도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유리 빗썸경제연구소 정책연구팀장은 "국내 거래소들이 특금법을 준수하며 운영함에 따라 최근 FTX 사태를 무탈하게 넘김으로서 해외에 비해 한국 거래소계의 안정성이 부각됐다"며 "투자자 보호 대책을 지속적으로 정비, 안정성을 확보한다면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다시 국내 거래소로 '리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