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을 지지할 것을 공개적으로 권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앞으로는 공화당을 지지할 계획이라는 개인적인 입장을 올초 밝힌 적은 있지만 공개적으로 현실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무려 1억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워를 둔 이른바 ‘세계 최강 1인 미디어’로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아예 트위터를 인수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미 연방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를 뽑는 이번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머스크가 더 이상 단순한 기업인이 아니라 향후 미국 정치지형의 판도를 바꾸는데도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큰 정치적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머스크 “대통령은 민주당이 잡았으니 의회는 공화당이 맡아야 권력 균형”
7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올린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미 의회를 장악할 수 있도록 공화당 후보를 찍을 것을 권했다.
그가 공화당을 지지해야 하는 이유로 내세운 논리는 ‘권력의 균형’을 필요하다는 것.
머스크는 “권력을 분점해야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이 함께 월권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면서 “현재 대통령직은 민주당 쪽이 쥐고 있으므로 의회는 공화당이 책임질 수 있도록 공화당을 지지할 것을 권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개의 미국 국민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민주당 정책이 마음에 드는 경우도 있고 공화당 정책이 마음에 드는 경우도 있지만 전적으로 마음에 드는 경우는 없다”면서 “행정부와 의회를 한 정당이 독차지하게 되면 권력의 균형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로이터는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대표가 이번 선거와 관련해 한 쪽 편을 명시적으로 든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5월 미국 마이애미주에서 열린 IT업계 관련 온라인 컨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 그동안 있었던 선거에서는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지만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는 공화당을 지지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을 밀어줄 생각임을 예고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그의 이날 발언이 뜻밖의 일은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머스크가 개인적인 정치 성향을 공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공개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할 것을 호소까지 하고 나선 것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식 중도주의…“민주‧공화당원 어차피 상대방 안찍으니 중도파가 나서야”
그러나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은 일방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과는 결이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로는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자신이 호소하는 대상은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이 아니라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 그 자신이 정치적으로 중도파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그가 행정부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으므로 의회는 공화당이 지배하는 것이 권력의 균형을 위해 맞다면서 이어진 부연 설명을 통해 “어차피 선거에서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이나 강성 공화당 지지자들이 상대방 정당을 지지할 일은 절대로 없다”면서 “결국 누가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느냐는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데서 잘 드러난다.
머스크는 자신의 정치 지향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밝혀두자면 난 그동안 특정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파였지만 실제로 올해까지 실시된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온 바 있고 앞으로도 민주당을 다시 찍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의 의회 지배가 필요해 공화당 지지를 호소하지만 앞으로는 정책이나 사안에 따라 얼마든지 지지 정당이 바뀔 수 있고 그것이 중도파의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5월 자신의 정치성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스스로를 중도주의자로 표현하면서 공산주의 같은 극좌이념과 도널드 트럼프식의 극우이념을 모두 배척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