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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인구 감소로 노동력·소비 타격 불가피…'무거운 숙제' 떠안아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2-09-13 05:00

중국은 14억 인구를 가진 세계 최대의 노동력과 소비 시장이다. 개혁‧개방이후 중국의 값싼 노동력은 최빈국 중국이 40년 만에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 GDP 94조 달러의 18.8%를 차지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역대급 성장의 동인은 생산성의 한 축인 노동력의 양이었고, 소득이 늘어난 근로자들의 소비는 중국의 제조산업의 양과 질을 개선하는 자극제였다.
1982년 개혁‧개방 직후 10억 인구는 2021년 14억 인구로 늘어났다. 1990년부터 2017년까지 생산 가능인구는 2억4000만 명이 늘었다. 미국 등 선진국이 낮은 인플레 속에서 안정된 성장을 누린 배경에 중국의 저임금 숙련 노동자가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생산 가능인구가 2050년까지 지금보다 20% 줄어들어 2억 명이 감소할 전망이다. EU를 주도하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의 노동 인구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노동 인구가 감소하는 것이다.

이에 중국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무거운 숙제를 떠안고 있다.

중국은 해외 노동력을 유입시키기 어렵고 산업고도화를 주도할 지식근로자 부족으로 산업 생산성도 상대적으로 아직은 떨어진다. 값싼 근로자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익히 잘 아는 생산의 3요소는 토지, 자본, 노동이다. 중국이 세계 공장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땅이 급속히 도시화되고 산업단지가 들어섰다. 현재 3만5000여개 지방 조직 가운데 60% 정도가 도시화되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100년 정도 소비했던 시멘트의 양을 중국은 단 1년 만에 소비했다. 이처럼 빠른 도시화와 인프라 건설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다.

급속한 도시화 진행으로 전체 인구의 63.9% 정도인 9억 명이 도시에 거주하고 36.1%인 5억 여명이 농촌에 거주하고 있다.

자본 조달의 경우도 매년 외국인 직접 투자가 1000억 달러 수준을 전후해 쇄도했고, 경제 규모가 성장하자 중국의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채권 인기가 높아 그동안 해외로부터의 채권 매입도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노동력은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생산 가능 인구가 2013년 10억 582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하락세다. 회복은 불능이다.

2018년 9억9357만 명, 2021년 8억9437만 명으로 감소했다. 3년 사이 1억명 가량이 줄었다. 생산 가능 인구는 총 인구의 63.4% 수준이다.

여전히 세계 최대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생산성이다. 비용 대비 생산성이 낮을 경우 자본은 더 싼 곳을 찾게 된다.

중국과 미국‧EU 관계는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전략적 위협으로 중국이 거론되면서 경제안보 측면에서 단계별 단절이 진행되고 있어 해외 투자 자본이나 기업이 중국에서 빠져 나가고 있다.

생산 가능 인구가 줄고 좋은 일자리도 줄면서 취업 경쟁은 더 가속화될 것이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근로자들의 생산성 개선이 필요한 데 쉽지 않다.

◇중국의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대략 13억명


중국의 중산층은 2000년 전체 인구 가운데 약 3%에 불과했다. 2021년에는 이 수치가 전체 인구의 50% 가까운 수준으로 늘었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증가세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는 2018년 기준 중국 인구 가운데 7억700만 명을 중산층으로 분류했다. 중국 전체 인구 약 14억 명의 절반 수준이다.

중산층 기준은 1인당 하루 미화 10~50달러로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반면 월 소득이 154달러 이하(하루 5달러 정도)인 저소득층은 대략 6억 명 수준이다. 띠라서 중산층 이하가 도합 13억 명으로 전체 인구의 대략 92%정도이다.

고소득층을 제외하면 대략 9억 명이 자신을 비롯한 부양가족 4억 명의 생계유지를 책임지고 노후까지 대비하면서 살아야 한다.

대략 7억 명으로 중산층이 늘면서 사회 전반에 경제적 안정은 개선되었지만 다른 사회문제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임금상승의 필요성이다. 높은 집값과 생활비, 급격하게 늘어난 부채 문제를 청산하려면 임금 상승은 필수다.

하지만 임금 인상은 원하는 만큼 충분치 않고, 근로소득만으로 상류층으로 오르기가 매우 어려운 반면 저소득층으로 전락할 위험은 늘상 존재한다.

이미 중산층을 맛봤던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물가 상승 이상 가처분 소득을 바랄 것이고 저소득층과 자녀들도 신분 상승을 갈구할 것이다.

중국의 성장률과 성장의 질이 더 개선되어야 가능한 문제들이다. 성장률과 성장의 질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성장률은 5% 이하에 머물고 고부가 가치생산 사회로의 전환도 지연되고 있다.

◇좋은 일자리 증가는 주춤


중국 국가통계국 조사에서 총 16개 업종의 113만9000개 기업과 법인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전체 규모 이상 기업 취업자의 평균 임금은 7만9854위안(약 1404만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평균 임금을 상회하는 주요 업종은 주로 ICT 서비스업, 과학연구 및 기술 서비스업, 전력ㆍ화력ㆍ가스 및 생활용수 생산ㆍ공급업 분야였다. 이들은 약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였다.

한편, 결혼 적령기를 넘은 남성은 물론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은 집인데 2020년 기준으로 중국 평균 아파트 가격은 도시 근로자가 30~50년을 벌어야 살 수 있을 정도다.

집을 사는데 베이징은 평균 52년, 상하이는 43년, 선전은 41년, 광저우는 40년, 항저우는 28년이다. 서울은 31년이 걸린다.

중국의 집값은 지난 20~30년간 꾸준히 올랐다. 특히 2003년에서 2013년까지 베이징과 상하이 같은 1선 도시들의 집값은 연평균 13.1%나 올랐다.

이에 반해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저조했다. 중국 GDP가 크게 올랐던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도시지역은 평균 9.4% 올랐다. 비도시지역의 경우 7.8%였다. 부족분을 메우려면 임금 인상 내지는 근로 소득 외 다른 소득이 필요하다는 욕구가 자연스럽게 발생했다.

소득을 늘리는 것은 부부가 다 일을 하거나 부모로부터 증여나 상속을 받는 외 일반인은 지극히 어려운 자본소득을 늘리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

이는 결혼 연령을 늦추게 했고 정부의 다자녀 출산 권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요인이 되었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근로도 압박했으며 이는 청장년 일자리와 경쟁을 유발했다.

중산층이 살기 원하는 곳의 집값이 소득 대비 상대적으로 비싸고 이들 지역에서는 소비와 자녀 교육비가 비싼 까닭에 소비가 소득을 추월해 가계부채 규모는 급격히 늘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2022년 1분기에 가계부채 규모는 대략 3경7800조원에 달한다. 이중 부동산 대출만 8900조원이다.

과도한 대출과 예전만 못한 경제 성장, 낮은 소득 증가율의 조합으로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이제 중국도 중산층이 되어도 부모 세대보다 잘 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현실 앞에 놓여 있다.

중국은 가계 자산의 70~80%가 부동산에 묶여 있다. 집값 하락 등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 중국 경제와 생활 수준에 대한 하방 리스크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확대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11개월 연속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자산가치의 하락과 부채 부담이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임금 상승의 욕구를 더 자극하는 요소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에서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흐름이 꺾이고 있다.

미국이나 EU가 중국과 관계를 단절하지는 하겠지만 견제가 본격화되면서 외국인 직접 내지 간접 투자 기업들, 좋은 일자리가 점차 줄고 있다. 대졸 취업자들의 실업률이 심각한 수준이다. 2021년 대졸자 수는 1000만 명이 넘는다. 2500여 개 국내 대학은 물론 해외 유학생들이 취업을 노린다.

좋은 일자리를 떠나 일단 일자리가 줄고 있어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대치인 19.9%를 기록했다. 200만 명의 대졸자를 비롯해 청년들이 취업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저소득층 문제는 더 심각하다. 특히 농촌에서 이주한 도시 최저임금 근로자들은 코로나 제로정책으로 일자리를 잃고 있다. 더 이상 도시의 최저임금자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소득에 더 민감하다. 중국의 가임 여성 자체가 과거 ‘한 자녀 낳기’ 시책에다 남성 선호사상으로 여자 아이 출산이 적었던 결과 여성의 비율이 크게 줄고 있는 것도 문제다.

중국 출산보고서(中国生育报告)에 따르면 2030년에는 20~35세 여성 수는 2018년에 비해 29% 하락할 것이고 그중 가임 확률이 높은 25~30세 여성 수는 41%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중국 출산보고서는 2030년 신생아 수가 1100만여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여성들이 소득을 갖기 위해 경제활동을 본격화하면서 결혼이 줄어들고 소득 창출 등 경제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남성들이 들면서 이혼율도 급격하게 증가해 아시아에서 1위가 되었다.

중국 출생률은 2017년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여 2020년 0.852%로 1978년 이후 처음 1% 이하로 떨어졌다. 그리고 2021년은 이보다 낮은 0.725%를 기록했다.

인구변동으로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연금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은 2035년에 연금 재원이 바닥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동북 3성 중 하나인 헤이룽장성은 이미 인구감소와 성장률 저하로 연금 부족 문제를 중앙정부가 해결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중국이 인구 문제가 파생하는 각종 내부 문제를 해결하려면 2020년대 남은 기간동안 국가 운영 중추인 당이나 시진핑 주석의 실력이 발휘되어야 한다.

지금가지 어느 누구도, 어떤 다른 나라도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중국화하는, 중국식 사회주의의 현대화를 달성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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