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운영하는 리서치센터에서 이더리움(ETH) 합병 이후에도 작업증명(PoW) 방식의 구형 이더리움 기반 서비스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5일 'ETHPoW 체인은 경제적 가치가 있을까' 보고서를 통해 가칭 'ETHPoW' 체인에 대해 다뤘다. ETHPoW는 구형 이더리움을 하드포크해 탄생할 블록체인을 일컫는다. 하드포크란 특정 블록체인을 본뜨되 원본과 호환은 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더리움은 과거 합의 알고리즘으로 컴퓨터 작업에 따라 가치를 인정받는 작업증명 방식을 활용했다. 그러나 △과도한 가스비(거래 수수료)와 느린 초당 처리속도(TPS) △암호화폐 채굴 성행과 이로 인한 환경 오염·그래픽카드 공급 교란 문제 등으로 PoW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여럿 있었다.
이에 이더리움 측은 보유 지분에 따라 가치를 인정받는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하는 업데이트를 선보였으며, 이후 PoW 버전을 새로운 이더리움에 통합, 합의 알고리즘을 PoS로 통일하는 '이더리움 병합'을 오는 15일 실시할 예정이다.
이더리움 재단 등 주류 커뮤니티는 ETHPoW의 가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테더(USDT)·USD코인(USDC) 등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들이 PoS를 지지하고 있으며 ETHPiW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가치를 잃을 경우 디파이 서비스의 정상적 작동 또한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PoW에 비해 PoS 블록체인이 개발 리소스 활용면에 있어 보다 경제적인 만큼, 필요 자원이 한정적인 프로젝트 팀은 PoS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ETHPoW 반대 측의 입장이다.
가상자산 헤지펀드 갈루아 캐피탈 등은 ETHPoW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PoW 이더리움이 지난 2016년부터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돼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이용자들이 잔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PoS 전환으로 인해 지분을 다수 보유한 소수에 의해 의사결정이 좌우되는 '중앙화' 문제와 보안 문제, 이더리움클래식(ETC)이나 테라클래식(LUNC) 등 열악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가치를 유지중인 블록체인들의 존재 등도 근거로 제시됐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양측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ETHPoW가 하드포크를 통해 실제로 구현된다면 이를 기반으로 한 앱이나 서비스 일부가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대부분의 기존 이더리움 앱은 PoW 체인 상에서 가치를 잃겠지만, 극히 일부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PoW 하드포크 진영이 합병 일정이 시작되기 이전에 기술적 준비를 마칠 수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