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의 대항마로 등장한 디지몬빵이 무서운 속도로 팔리고 있다. 팬덤을 정조준한 편의점의 캐릭터 마케팅이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몬빵이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24일부터 업계 단독으로 판매 중인 이 빵은 출시 일주일 만에 25만개가 팔려나가는 등 연일 매진되는 상황이다.
출시 당일부터 일부 점포에는 디지몬빵을 구입하기 위해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졌다. 세븐일레븐은 "포켓몬빵 못지 않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현재 입고 후 매대에 진열되기가 무섭게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편의점에 불어 닥친 캐릭터 마케팅 열풍은 올 2월말 업계를 뒤흔든 '포켓몬빵'에서 시작됐다. 이후 짱구, 쿠키런,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 내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좋다. 띠부씰이 동봉된 빵뿐 아니라 토이캔디, 캐릭터 키링 등도 키덜트와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으며 순식간에 팔려나가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업계는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GS25는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변하는 렌티큘러칩을 동봉한 포켓몬 김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지가 변하는 특성을 반영해 포켓몬의 진화를 담은 이 렌티큘러칩은 총 33종으로 구성돼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CU는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어린이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을 활용한 상품 기획전을 9월 말까지 열고 관련 캐릭터 상품을 판매한다.
앞서 CU는 이달에만 엔씨소프트 도구리, 쿠키런 캐릭터 상품을 출시해 덕질에 빠진 소비자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포켓몬 열풍에서 시작된 캐릭터 마케팅 확산은 캐릭터의 힘을 대변하고 있다"며 "캐릭터가 가진 파워에 따라 마케팅 영향력 차이도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포켓몬 열풍이 있기 전에도 인기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속 캐릭터와 손잡고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왔다"며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팬덤은 생각보다 더 단단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