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를 맞아 이를 걱정하는 서민들의 주름살만 깊어지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은 7월 소비자동향 조사결과가 발표했다.이에 따라 향후 1년간 물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4.7%로 역대 최고다.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102.6p)>6월(96.4p)>7월 (86.0p)계속 하락하며 1년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현재 소비자물가 자체가 높고, 하반기에도 물가가 내리지 않을 것이란 심리가 기대인플레이션율을 큰 폭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 동안 체감한 물가 상승률을 뜻하는 물가 인식은 한달 새 1.1%p가 올라 5.1%를 기록하며 절대 수치와 상승 폭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당분간 고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추경호 부총리겸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의 유가 흐름과 여러 상황을 보면 9월 말 또는 늦어도 10월 정도 물가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물가 정점론을 10월로 예상했다. 이같은 10월 물가 정점론에 따라 국민들은 앞으로 3개월 가량을 고물가 속에서 무작정 견뎌야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물가를 잡기 위해 빅스텝을 한 번 더 밟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뿐만 아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물가상승의 추가 악재도 예정돼 있다. 그런 까닭에 이같은 의견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美연준(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대한 결과 발표가 우리 시간으로 28일 새벽에 진행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 가능성이 유력시된다. 이대로 실행된다면 미국 기준금리(2.25~2.5%)가 약 2년 반만에 한국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지는 기준금리 역전 상황이 발생한다.
기준금리 역전 현상은 투자 자금이 국내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상황으로도 연결된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금리(수익률)가 더 낮은 한국에서 돈을 굴릴 이유가 없어진다. 이같은 자금 유출은 원·달러 환율 상승을 가져오고 결국 환율이 오르면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는 더 오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역전 현상으로 "자금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이에 따른 물가 상승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더불어 경제전문가들도 해외 자본유출보다 원화 약세와 무역수지 적자 등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을 더 걱정한다.
추가 빅스텝 관련,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지난 13일 금통위 이후 "이미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낮추려고 했기 때문에 올해 3, 4분기 후반부터는 물가 상승세가 약간 꺾이는 모습을 보인다는 가정 아래 점진적으로 0.25%포인트씩 인상하면서 상황을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추경호 부총리 또한 "국민의 삶이 정말 팍팍한 데 2∼3개월 동안 조금만 참으시면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시급한 밥상·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시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미국 기준금리가 결정되는대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과 만나 우리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대응 방안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