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플랫폼스(이하 메타) 경영진이 자사 SNS 페이스북 직원들에게 숏폼 동영상 '틱톡'과 비슷한 형태로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의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IT 매체 더 버지의 현지시각 15일 기사에 따르면 톰 앨리슨 메타 페이스북 앱 담당 이사는 지난 4월 경 직원들을 상대로 "우리의 목적은 '발견 엔진(Discovery Engine)'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발견 엔진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릴스(Reels)'을 성공시키는 것"이라는 내용의 문서를 배포했다.
'발견 엔진'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대표가 지난 4월 실적 발표에서 언급한 단어다. 그는 당시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보내는 시간의 절반을 영상 시청에 활용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의 다음 목표는 이용자들의 수요와 욕구를 반영하는 '발견 엔진(Discovery Engine)'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릴스는 메타의 또 다른 SNS 인스타그램에서 2020년 론칭된 숏 폼 동영상 서비스다. 지난해 9월부터 페이스북에서도 관련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됐으며 중국의 바이트댄스에서 2017년 론칭한 '틱톡', 유튜브가 지난해 말 서비스하기 시작한 '유튜브 쇼츠' 등과 경쟁 중이다.
앨리슨 이사는 해당 문건에서 구체적으로 "단순히 이용자가 팔로우한 채널을 넘어 인기 있는 콘텐츠, 관심 있는 콘텐츠가 SNS 상단에 띄워야 한다"며 "이를 통해 콘텐츠 제작자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숏폼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은 메타의 궁극적 비전인 '메타버스'와도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앨리슨 이사의 문건에는 "페이스북의 검색 엔진은 텍스트·이미지·영상 등 다양한 형식을 찾도록 돼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메타버스 경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알렉스 히스 더 버지 기자는 "앨리슨 이사가 직원들에게 요구한 추천 알고리즘의 변화는 명백히 틱톡의 '포 유(For You)' 기능을 복제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틱톡은 이용자의 시청 습관을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다른 콘텐츠를 추천하는 '포 유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추천 알고리즘은 상당히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틱톡은 물론 트위터와 유튜브도 몇 년 전부터 관련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도 마찬가지다.
더 버지의 보도에 따르면 한 메타 직원은 앨리슨 이사의 문건에 대해 "단기적인 성과와 추세를 좇기 위해 페이스북만의 정체성을 잃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장기 성장성의 관점에선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