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사(MS)가 올해 1월 18일 대형 비디오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 계획을 발표한 이후 블리자드 주가가 28일(현지시간)까지 25%가량 하락했다. MS는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에 현금을 주고 일괄적으로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MS는 블리자드 주식을 주당 95달러에 전액 현금 매입하면서 인수 발표 직전 블리자드 주가보다 거의 45%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이는 MS의 46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이다. MS는 블리자드를 자회사로 거느리면서 게임 시장과 메타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MS가 오는 2023년 6월까지 블리자드 인수를 마치면 중국의 텐센트, 일본의 소니 그룹에 이어 세계 3위의 게임 업체로 등극한다.
그러나 월가의 투자자들은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실패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외신이 28일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독점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이번 거래가 무산되거나 무기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다수의 투자자가 판단하고 있다. MS의 블리자드 인수는 미국 정부와 함께 유럽연합(EU)과 중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MS와 블리자드 합병안을 검토한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은 강력한 반독점 정책을 주도하는 리나 칸이 이끌고 있다. 특히 칸 위원장은 빅테크의 독점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칸 위원장은 엔비디아(Nvidia)의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 인수를 막았다. 또 대형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이 로켓 엔진 제조업체인 에어로젯 로켓다인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지난 2월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록히드마틴은 지난 2020년 12월 에어로젯을 총 4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으나, FTC는 이번 인수가 경쟁 업체에 타격을 주고 국가안보에 중요한 분야에서 시장 독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FTC는 MS의 블리자드 인수에도 반독점 수송으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이 전했다. 특히 FTC 위원 중에는 기업의 독점에 부정적인 민주당 성향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소송에서 FTC가 승소할지 알 수 없지만, 소송전으로 인수합병 작업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소송이 장기화하면 그사이에 MS가 블리자드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