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등 백화점업계 빅3가 지난해 명품을 등에 업고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까지 매출이 회복됐다. MZ세대 주도의 ‘보복소비’ 트렌드가 이끈 실적이다. 다만, 유통의 맏형으로 통하는 롯데백화점은 경쟁사에 비해 큰 수익을 내지 못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빅3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1조6715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06.2% 급증한 2615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세계강남점, 센터시티점·대구점 등 주요 점포가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빛나는 실적을 이어갔다.
현대백화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2% 늘어난 2조1032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53.5% 신장한 3048억원이다. 현대백화점은 럭셔리와 남녀 해외 패션과 MZ세대 유입이 외형 성장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의 해외 명품군 전체 매출은 38% 늘었다.
롯데백화점도 ‘명품’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8.8% 증가한 2조88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6.4% 증가한 349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3분기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그럼에도 이번 롯데백화점 실적은 아쉽기만 하다. 경쟁사들의 영업이익 신장률이 50~100%대 임을 고려하면 유통 맏형으로서는 체통을 지키지 못했다는 평이다. 신세계(13개)와 현대백화점(16개)에 비해 롯데백화점(32개) 점포수가 배 이상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롯데 측은 올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상대적 부진을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 부분은 올해 본점, 잠실점 등 주력 점포의 명품 MD를 강화하고 식품관을 프리미엄화하는 데 투자할 계획”이라며 “동탄점이나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점 같은 미래형 대형 점포에 대한 개발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효율화된 비용으로 내부 인재를 육성할 뿐만 아니라 해외 명품, 마케팅과 관련한 외부 전문 인력 영입에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