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동관 사장 등 3형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비상장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한화그룹이 지주회사인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의 합병을 추진할 경우 3형제의 지분이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 김동관 사장, 한화솔루션 이끌며 가장 유력한 경영 후계자로 부상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는 상장회사인 한화가 지주회사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비상장회사인 에이치솔루션도 유력한 계열사를 다수 갖고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한화는 올해 3월 말 현재 김승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39.1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화는 태양광사업, 화약제조업, 화학제조업, 건설업, 레저서비스사업, 금융업 등 크게 8개 부문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한화의 자회사로는 한화솔루션(지분 36.1%),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 한화생명보험(18.15%), 한화건설(96.77%), 한화호텔앤드리조트(50.62%), 한화테크엠(100%), 한화이글스(40.0%) 등이 있습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은 한화그룹 핵심 계열사 한화솔루션을 이끌면서 가장 유력한 경영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미국 세인트폴고,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2010년 한화그룹에 차장 직급으로 입사해 2015년에는 한화큐셀 전무로 승진했고 그룹내에서 굵직한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지난해 1월 한화케미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통합법인 한화솔루션이 출범하면서 전략부문장(부사장)을 맡아오다 그해 9월 말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한화솔루션은 한화그룹의 대표 계열사로서 미국 수소탱크업체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동관 사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은 한화갤러리아뿐 아니라 한화도시개발의 자산개발 사업 부문까지 합병하기로 하면서 성장세를 더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주가가 급등했던 미국 수소트럭업체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한화솔루션의 입지를 다소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의 차남 김동원 전무는 한화그룹 금융 부문에서 경영 수업을 밟고 있고 3남 김동선 상무보는 지난 2017년 폭행사건으로 한화건설을 퇴직한 이후 4년만인 지난해 12월 한화에너지 상무보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습니다.
◇ 에이치솔루션, 한화 지분 꾸준히 매입 눈길
에이치솔루션은 시스템 통합, 관리 및 컨설팅, 소프트웨어개발, 네트워크 구축 등을 주돤 영업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에이치솔루션은 과거 한화S&C로 2017년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존속법인을 남기고 SI 사업부를 물적분할 했습니다.
2017년 분할된 SI 사업부와 한화탈레스가 합병해서 합병 법인 한화시스템이 설립됐습니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고 에이치솔루션이 지분 13.41%를 갖고 있습니다.
에이치솔루션의 자본금은 250억원이며 김동관 사장이 지분 50%, 김동원 전무와 김동선 상무보가 각각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매출액 1조1515억원, 영업이익 1030억원, 당기순이익 3639억원을 기록한 알짜배기 회사입니다.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와의 합병을 가정할 경우 주식 교환이 이뤄지게 되고 이때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가 높을수록 3형제가 받는 한화 지분은 많아지게 됩니다.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의 합병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에이치솔루션의 한화 주식 매입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에이치솔루션의 2018년 말 한화 지분은 2.20%(165만주)에 불과했으나 2019년 말 4.20%(315만주), 2020년 말 4.24%(318만1010주)로 늘었습니다.
에이치솔루션의 올해 3월 말 한화 지분은 5.19%(389만3607주)에 이르며 2년3개월만에 2.99%(224만3607주)가 늘어났습니다.
◇ 김승연 회장, 한화 지분 22.65% 보유…오너가 지분은 수년째 제자리
한화그룹의 지주회사인 한화의 지분 분포는 올해 3월 말 현재 김승연 회장이 지분 22.65%(1697만7949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이 지분 4.44%(333만주)를 갖고 있으며 차남 김동원 전무와 3남 김동선 상무보가 각각 지분 1.67%(125만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의 부인 서영민 씨는 지분 1.42%(106만1676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김동관 사장 등 3형제가 갖고 있는 지분은 모두 7.78%(583만주)로 김 회장의 지분 22.65%에 비해서는 비교적 적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과 오너가의 개인 지분은 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만 이들 3형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은 한화 지분을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어 주목됩니다.
◇ 물의를 빚은 한화 오너가의 사람들
한화 오너가는 다른 재벌들의 경우 횡령이나 배임 혐의로 고초를 치는 것에 비해 비교적 잦은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화그룹의 김동관 사장은 반듯한 성품인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김 사장의 동생들은 폭행사건에 연류돼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김승연 회장은 1994년 외국환관리법위반 혐의로 곤혹을 치뤘고 차남 김동원 씨의 청계산 보복 사건과 연류돼 물의를 빚은바 있습니다.
차남 김동원 씨는 서울 북창동 S클럽 종업원 일행과 시비 붙으며 김승연 회장의 청계산 보복사건과 연류된 바 있습니다. 그 외 2011년 교통사고 뺑소니 혐의와 2014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곤경을 당했습니다.
3남 김동선 씨는 2010년 서울 한 호텔바에서 여종업원을 추행하고 보안직원 2명 폭행해 불구속 입건됐고 2017년 1월에는 강남 한 술집에서 종업원 2명을 폭행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받았습니다.
김동선 씨는 2017년 9월 술집에서 김앤장 변호사들에게 존대말 쓰라며 머리채 흔들고 폭행과 폭언을 퍼부었고 이 사건은 당시 근무하던 한화건설을 떠난 계기가 됐습니다.
◇ 김승연 회장은 한화 등기임원으로 등재하지 않아
한화의 올해 3월 말 현재 등기임원은 사내이사로 금춘수 대표, 옥경석 대표, 김승모 대표, 김맹윤 대표가 등재되어 있습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2월 취업제한이 풀려 등기임원으로 등재할 수 있었으나 3월 말 현재 등기임원으로 등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김 회장은 7년 전 사임했던 대표이사 등 등기이사를 맡는데 제약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김 회장의 심복으로 알려진 금춘수 대표가 계속 대표직을 맡게 되면서 김 회장의 등기임원 등재가 미뤄졌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김동관 사장은 한화의 미등기임원 사장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사내이사로는 박상미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가 올해 3월부터 새롭게 합류했습니다.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낸 남일호 씨, 박준선 법무법인 우송 구성원변호사, 김승헌 방위사업연구원 비상근고문, 이석재 서울대 인문대학 학장이 계속 사내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한화 이사회의 지난해 활동을 보면 금춘수 대표의 출석률이 91%, 찬성률 100%를 보였습니다. 나머지 3명의 사내이사들은 100% 출석에 100%의 찬성률을 나타냈습니다.
사외이사들은 이석재 사외이사가 출석률78%을 보였고 이사회에 출석한 사외이사들은 100%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