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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지배구조 분석] ⑤ SK그룹, 빨라지는 지배구조 개편 발걸음…SK텔레콤 인적분할 이어 SK이노베이션 분할 추진

김대성 연구소장

기사입력 : 2021-07-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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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SK그룹의 SK텔레콤은 지난 5월 약 2조6000억원 규모 자사주 869만주를 전격 소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소각되는 자사주는 발행주식 총수의 10.8% 규모입니다.

이는 SK텔레콤이 인적 분할 후 지주회사인 SK와의 합병으로 소액주주들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덜기 위한 방안으로 보입니다.
SK그룹의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에는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준 총괄사장이 “배터리 사업 성장을 위해 상당히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데 재원 조달 방안의 하나로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며 "물적 분할 방식이 될지, 인적 분할이 될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SK그룹은 올해들어 더욱 지배구조 개편의 고삐를 죄는 모습입니다.

◇ SK하이닉스를 보면 SK그룹 지배구조 방향을 알 수 있다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지난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SK C&C가 지주회사인 SK를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였습니다.

SK와 SK C&C가 지난 2015년 합병함으로써 SK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가 완성됐고 SK가 지배구조 개편의 주역을 맡고 있습니다.

SK그룹이 현재 당면한 최대 지배구조 개편 과제는 SK-SK텔레콤-SK하이닉스의 구도를 바꿔 SK하이닉스를 SKT신설투자회사의 자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정거래법상 현재 SK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국내 업체를 M&A(인수합병)하기 위해서는 지분 100%를 취득해야 하기 때문에 반도체 회사를 인수하는 등의 새로운 투자를 진행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국회가 지난해 12월 9일 공정경제 3법을 통과시키면서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더욱 시급해졌습니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에서는 지주회사 전환시 지분율 요건을 상장사의 경우 20%에서 30%로 상향조정했고 비상장 회사의 지분율을 40%에서 50%로 올렸습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포일인 2021년 1월 1일의 1년 후인 2022년부터 강화된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가 시행됩니다.

SK그룹이 올해안으로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SK하이닉스의 자회사로의 전환은 요원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SK텔레콤의 인적 분할은 예정된 수순…SK이노베이션은?


SK하이닉스가 어떻게 해서라도 올해 안으로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격상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은 어느정도 예견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의 지분 약 20.1%(1억4610만주)를 갖고 있습니다. SK그룹이 올해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내년에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만들려면 지주회사인 SK나 SKT신설투자회사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야 합니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맞추려면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분을 30%로 끌어올려야 하며 SK하이닉스 주식 약 7000만주를 사들이기 위해서는 8조원 상당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SK이노베이션이 갑작스레 발표한 배터리 사업 분할은 SK텔레콤의 인적 분할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의 지배구조를 동시에 바꿔보려는 구상이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분할할 때 물적 분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5년간 배터리 사업 투자에 18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습니다.

SK그룹이 SK이노베이션을 인적분할 경우 배터리 사업에 들어가는 18조원 가운데 SK그룹의 지분 20% 상당인 3조6000억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 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이 분할기업의 지분 100%를 갖기 때문에 주식의 일부를 매각하거나 유상증자 틍해 투자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의 소액주주들은 신설되는 배터리 회사의 지분을 갖지 못하게 돼 손해를 볼 수 있고 SK이노베이션이 지주회사가 되면서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을 떠안게 됩니다.

SK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지만 오너가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소액투자자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지적을 받을 경우에는 소액투자자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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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 최재원 수석부회장 SK주식 58만여주 매각 눈길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지분분포는 올해 3월말 현재 최태원 회장이 지분 18.44%(1297만5472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분 6.85%(482만주)를 갖고 있습니다. 최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지분은 0.01%(8616주)에 불과합니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올해 1분기에 SK 주식을 대거 매각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최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과 3살 터울이며 서울 신일고를 나와 미국 브라운대 물리학과와 스탠퍼드대 대학원 재료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수석부회장은 올해 2월 5차례에 걸쳐 장내 매도 및 시간외거래를 통해 SK 주식 총 58만8787주를 팔았습니다.

최 수석부회장의 SK 주식 매도 가격은 29만7901원에서 27만3000원으로 평균 28만5000원에 매각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경우 최 수석부회장이 현금화 한 금액은 1670억원에 달합니다.

최 수석부회장의 보유 주식은 지난해말 지분 2.36%(166만주)에서 1.52%(107만1213주)로 낮아졌습니다.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8년 형인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SK 주식 166만주를 증여 받았는데 이와 관련한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 주식을 판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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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그룹 오너가의 흑역사


SK그룹 오너가는 유독 다른 그룹에 비해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거나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곤혹을 치렀습니다.

검찰은 최신원 회장이 SK텔레시스, SKC, SK네트웍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두고 있습니다.

검찰은 최신원 회장을 구속기소 했습니다. 최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친인척에 대한 허위 급여,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지원 등 명목으로 회삿돈 2235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013년 9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개인투자금 마련을 위해 계열사를 동원해 펀드를 구성하고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 6월을 선고한 적이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원심그대로 형을 선고 받았고 동생인 최재원 수석 부회장은 무죄였다가 항소심에서 중형을 받게 됐습니다.

최 수석부회장은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은 후 3년 넘게 복역하다 2016년 가석방으로 풀려났습니다. 최 수석부회장은 오는 10월 취업 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SK그룹의 주요 관계사에서 등기이사를 맡을 수 있게 됩니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은 최철원 전 M&M 대표는 2010년 10월 탱크로리 운전기사를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로 10여차례 구타해 물의를 빚은 바 있습니다.

최철원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으나 2심에서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석방됐습니다. 이 일에 대한 항의로 네티즌들 사이에 SK그룹 제품 불매운동과 네이트온 탈퇴 운동 등이 시작되면서 SK그룹은 곤혹을 치른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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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 최태원 회장 등기임원으로 등재하며 전면에 나서


최태원 회장은 SK의 등기임원으로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장동현 사장, 박성하 사장, 조대식 이사가 사내이사로 등기임원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사외이사로는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가 올해 3월부터 사외이사에 합류했습니다.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와 염재호 고려대 행정학과 명예교수가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김병호(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씨는 SK 사외이사와 함께 유수홀딩스 사외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국민은행 부행장을 역임한 이찬근 씨는 SK 사외이사와 함께 한세예스24홀딩스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SK 이사회의 활동을 보면 사내이사들은 100% 출석률에 100%의 찬성률을 보였습니다.

5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김병호 사외이사는 93%의 출석률, 4명의 사외이사들은 100%의 출석률을 기록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사외이사들은 100%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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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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