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국내 여성의류 쇼핑 플랫폼인 ‘지그재그’ 인수에 나선다.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 경쟁에 불참한 카카오가 오픈마켓에서 벗어나 ‘관계형 커머스’ 분야 집중과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지그재그’ 인수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그재그’를 운영사인 ‘크로키닷컴’의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주주인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벤처캐피탈(VC)로부터 크로키닷컴 주식을 사들여 카카오 신설 자회사와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5년 만에 누적 거래액 2조 원을 넘긴 지그재그 기업 가치는 1조 원에 이른다는 평가다. 2015년 출시된 지그재그는 의류 쇼핑몰을 한데 모은 포털형 패션 앱으로 현재 4000곳 이상의 업체가 입점해 있다. 인공지능(AI) 추천 기능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자신의 체형 정보와 취향을 제시하면 좋아할 만한 옷을 한 번에 보여준다. 지그재그는 10~20대 여성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지난해 거래액 7500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월간 이용자수는 약 300만명, 누적 앱 다운로드는 3000만에 달한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결과 예상을 깨고 카카오는 불참했다. 당시만해도 카카오의 인수전 참여는 기정시실화했지만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2020년 거래액 기준 네이버와 쿠팡이 각각 17%와 1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이베이코리아(12%)가 추격하는 형국이다. 이중 카카오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때문에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단숨에 이커머스 선두주자로 올라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와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의 시너지 효과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쇼핑 커머스 시장에서 카카오의 ‘관계형 커머스’ 접근법과 기존 오픈마켓과의 접점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다. 카카오가 지향하는 커머스의 형태는 ‘관계형 커머스’인 만큼 기존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오픈마켓의 몸집만 부풀릴 뿐 근본적인 의미있는 결합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한 개인의 쇼핑이 아닌 선물하기 등 이른바 ‘관계 지향’에 초점을 맞춘 ‘관계형 커머스’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배경은 카카오톡의 월간 순활성자 4500만 명이란 든든한 잠재고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하단에 쇼핑 탭 적용한 것도카카오의 ‘관계형 커머스’ 전략에서다. 쇼핑 탭 안에는 선물하기, 메이커스, 쇼핑하기, 쇼핑라이브 등이 결집 돼 있다.
카카오의 ‘관계형 커머스’ 연장선상에서 여성 패션은 중요한 분야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이른바 ‘관계형 커머스’는 주로 여성의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직 패션분야에서 ‘선물하기’라는 이용 형태가 여성 등 소비자에 생소할 수 있지만 활성화된다면 오히려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의류 선물 등은 소비자와 시장에서 아직 자리잡지 않는 만큼 당장 ‘관계형 커머스’로 발전시키기에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카카오가 당장은 오픈마켓 형태로 시작해 사업을 확대시켜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지그재그는 통합결제 도입과 물류 배송 개선으로 편의성을 높여왔다. 지난 2019년부터 통합결제 서비스인 ‘제트(Z)결제’를 도입해 쇼핑몰별로 각각 결제하던 시스템을 통합시켰다. 또 정산주기도 하루 주기로 앞당겨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CJ대한통운 플필먼트 시스템을 도입해 소비자와 판매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