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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유통기한 일괄적 적용말라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 2021-04-14 08:49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식품의 유통기한을 설정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는 요인은 안전성과 더불어 맛의 변질이다. 안전성의 경우 저장 유통기간 중에 유해한 미생물이 번식할 수가 있고 이것이 결국 인체 건강에 위험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세균은 먹을 먹이가 있고 수분이 충분한 가운데 온도가 적절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예를 들어 일터에 나가셔야 하는 어머님이 새벽에 만들어주신 김밥을 가지고 소풍을 가서 점심시간이 된 줄도 모르고 놀다가 늦게 김밥을 먹으면 배탈이 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김밥속의 세균이 증식하기에 충분한 환경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균의 번식이 용이한 식품들 이를테면 육류나 생선류, 우유나 치즈 같은 경우 유통기한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아울러 세균이 증식하지 못하도록 저온에서 냉장 보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가 하면 커피나, 과자, 초콜릿, 라면 등과 같이 수분이 매우 적은 식품류는 세균이 증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인체에 해로울 가능성은 매우 적다. 반면 미세한 화학반응이 일어나 맛이 변질되는 문제가 있어 유통기한 또는 상미기한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미세한 화학 반응의 대부분은 지방의 산패에서 발생되는 산패취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지방 함량이 매우 적은 식품은 이런 문제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빙과와 식용얼음에 유통기한을 설정하자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도 지방함량이 거의 없거나 매우 적은 식품의 경우 전혀 고려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어 지방이 어느 정도 함유되어 있으나 영하의 낮은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지방산패 반응은 매우 적게 일어나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선진국의 경우 지방 함량이 높은 원유를 사용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경우보다는 미세하게 지방산패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며 모든 원료가 풍부한 그들 입장에서는 이런 미세한 변화마저도 상미기한을 통하여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일부국가에서는 상미기한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어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원래의 맛보다 조금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켜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통기한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있어 맛의 변화가 조금 있는 식품까지도 인체에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을 내리게 관리하고 있어 모두 폐기처분을 하는데 선진국과는 제도상의 차이가 있음을 파악해야 한다.

이번에 "아이스크림류, 빙과, 식용얼음의 경우 제조연월일 혹은 제조연월만 표시하고, 유통기한 표시는 생략할 수 있게 해 위생 및 안전성 우려에 대한 지적이 있어 왔다"고 보고 빙과류에 유통기한을 표기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국회에서 지난달 발의했는데 식품위생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판단하고 있는데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본다. 식품안전성보다는 맛의 차이를 두고 말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상미기한 제도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 스스로 판단할 수 밖에 없으나 이런 경우 앞으로는 유통기한 대신에 상미기한을 별도로 제정하는 것이 오히려 더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식품의 안전성을 해치는 식품은 유통기한으로 관리를 하고 맛의 변화를 가져 오는 식품은 어느 시점까지 먹는 것이 맛이 좋은 상태에서 먹을 수 있는지를 상미기한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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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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