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2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자리를 노렸던 종근당의 계획이 끝내 무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첫 번째 전문가 자문 절차에서 종근당의 '나파벨탄주'가 코로나19 치료에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종근당의 꿈이 흔들리고 있다.
18일 코스피와 코스닥에 따르면 식약처는 종근당의 나파벨탄주가 현재 제출된 임상 2상 시험 결과만으로 허가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 데 따라 더 이상의 전문가 자문과 허가·심사 절차는 진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허가할 때 투명한 허가·심사를 위해 검증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로 이어지는 외부 전문가 '3중' 의 자문 절차를 밟고 있다. 그 첫 단계인 검증 자문단에서 종근당이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허가·심사를 위한 두 번째 단계인 중앙약심은 더 이상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식약처는 나파벨탄주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충실히 설계해 시행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검증 자문단은 나파벨탄주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의 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하라고 권고했다. 종근당의 나파벨탄주는 췌장염 치료제로 쓰던 전문의약품으로, 러시아에서 임상 2상 시험을 마무리하고 이달 8일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나파벨탄의 효능·효과에 코로나19 치료를 추가하기 위한 변경 허가를 신청한 것이다.
그동안 제약 바이오업계는 셀트리온에 이어 두 번째로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컸다. GC녹십자, 대웅제약 등 코로나19 임상 2상을 마무리한 국내 기업 중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모아왔다. 서 허가 신청에 나섰기 때문이다.
종근당은 이번 검증 자문단의 회의 결과에 굴하지 않고 앞으도 3상 시험을 해서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식약처에서 요구하는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허가된 코로나19 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 두 가지뿐이다. 그중 렉키로나주가 국내에서 개발된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허가 신청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GC녹십자는 2020년 12월 31일자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 2상 시험 대상자에 대한 투약을 마쳤다. 지금은 관련 데이터를 분석 정리하고 있다. 오는 4월에는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3상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부광약품[003000], 신풍제약[019170], 크리스탈지노믹스[083790], 동화약품[000020], 이뮨메드, 녹십자웰빙[234690]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노리고 한 임상 2상 시험을 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시험은 625건이 진행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사용승인을 받은 백신과 치료제는 총 9개다. 한국 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의 조사결과이다. 뉴욕타임스는 제약사가 주도하는 백신 임상은 1상 44건, 2상 32건, 3상 22건 등 총 98건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제한적 사용승인을 받은 6개 물질과 완전사용 승인을 받은 7개 물질 등 총 13개는 현재 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자 임상시험은 총 78건이 진행 중이며, 이 중 22건은 최종 단계이다.
김재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