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2020년 4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17일 신세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 3403억 원, 영업이익 1031억 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3분기에 비해 매출은 10.4% 늘었고, 영업이익은 4배 늘었다.
이번 신세계 4분기 실적은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백화점과 연결 자회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먼저 백화점의 4분기 매출은 4111억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4.4% 하락하며 어려운 업황을 이겨냈으며, 직전 3분기 대비로는 13.0% 신장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617억 원으로 2019년 4분기와 비교해서는 27.7% 감소했으나 3분기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신세계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광주신세계 등 광역상권을 기반으로 한 대형점포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매출이 늘며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 특히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20~30대 고객 매출이 2019년 4분기보다 8.7% 증가하며 향후 백화점의 성장 전망에 기대감을 안겼다.
▲강남점 해외패션전문관 ▲경기점 스포츠관 개편 등 공간의 혁신과 ▲식품·생활 부문별 핀셋 VIP 제도 ▲베이커리·양곡 구독 서비스 도입 등 백화점 본업의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 서비스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디에프, 센트럴시티, 까사미아 등 신세계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도 눈에 띈다.
2020년 4분기 신세계디에프(면세점)는 매출 4558억 원, 영업이익 26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9월부터 영업요율 방식으로 전환된 점이 주효했다.
신세계디에프는 면세품 내수 판매와 무목적 비행 등 면세업계 지원 방안을 적극 활용해 실적 회복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과 해외패션사업 부문의 성장으로 매출 3835억 원(3분기 대비 14.9%)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74억 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사업 부문 매출은 중국의 소비심리 회복과 수입 화장품의 수요 증가로 3분기 대비 17% 신장했다. 특히 수입 화장품 매출은 2019년 4분기 대비 36.7%의 신장세를 보였다.
센트럴시티도 점진적인 호텔 투숙률 상승과 임대매장 실적 회복으로 매출 623억 원, 영업이익 175억 원을 달성했다. 3분기 대비 매출(7.2%)과 영업이익(25.0%) 모두 상승하며 흑자경영을 이어나갔다.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는 까사미아는 신규점 효과와 더불어 주거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으로 2019년 4분기 대비 매출 28.1% 성장을 이뤄냈다. 영업손실은 30억 원으로 2019년 4분기(-76억 원)보다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교보증권 정소연 연구원은 지난 2일 신세계에 대해 올해 백화점과 면세점의 실적 회복 기대감은 물론, 신규점(대전 엑스포점) 출점에 따른 매출 확대와 이익 개선을 전망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서도 백화점의 빠른 매출 회복과 신세계디에프 흑자 전환 등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3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면서 “백화점 신규점 출점과 더불어 면세사업의 지속적인 실적 회복, 해외패션·화장품 중심의 견고한 SI 매출로 올해 실적이 더욱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