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위축되고, 유통산업 전반에서 경영 환경이 악화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가구업계는 호황을 누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집콕’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구 판매량은 더 늘었다. 실제로 지난 7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가구 소매 부문 매출은 지난해 월평균 680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월평균 8000억 원으로 약 17.6%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업계 1위인 한샘과 가구업계 ‘공룡’ 이케아 코리아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 3분기 한샘은 매출 5148억 원, 영업이익 240억 원을 각각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 25.4%, 237.5% 성장한 수준이다. 특히 리하우스와 온라인 사업 부문에서 각 41.4%, 68.9%씩 성장했다.
이케아 코리아도 실적 반등을 기록했다. 2020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기준 매출(6634억 원)은 지난해 회계연도 대비 32.6% 올랐다. 이 기간 이케아 점포 방문객은 1232만 명을 기록했고, 2018년 9월에 오픈한 온라인 몰에는 연간 4437만 명이 방문했다.
한샘과 이케아 코리아 둘 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실적이 반등했지만 복지 혜택에 있어 차이는 존재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2019년 기준으로 120여 명의 임직원에게 출산 축하금을 지급했다. 임신한 여성직원에게 임금 차감 없는 단축근무 혜택도 주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12월 말 현재까지는 임신한 여성 직원을 대상으로 전원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임직원의 출산 후 육아를 위해서는 자녀 출생 후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매월 자녀보육비를 지원하고, 법정 육아휴직 1년에서 추가 1년을 더 부여해 총 2년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출산한 여성 임직원 중 출산 휴가 직후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비율은 약 98%를 넘을 만큼 육아를 위한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사내 어린이집(상암사옥‧방배사옥)을 직영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또 임직원들의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해 직무별로 업무 환경에 적합한 근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내근직에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매장 영업직에는 ‘탄력근로시간제’, 외근직에는 ‘간주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업무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틀의 휴가와 휴가비를 지원하는 ‘가족의 날’, 맞벌이 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기획하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한샘은 지난 22일 여성가족부가 선정하는 2020년 ‘가족친화인증’ 기업으로 선정됐다.
반면 이케아 코리아는 급여와 복리후생에 대한 입장차이로 차이로 노조 측과 7개월이 넘게 갈등을 빚고 있다.
이케아는 스웨덴에 본사를 둔 글로벌 가구 기업이다. 한국에는 2014년 12월 첫 매장을 냈다.
이케아 코리아 홈페이지에는 “사람 중심적인 기업으로서 직원들에게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돼 있다.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 코리아 대표 역시 지난 8월 25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노사가 힘을 합쳐 누구나 일하고 싶고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달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 지회) 측의 주장은 이와 상반된다.
해외 법인 직원은 평균 시급 15달러(한화 1만 6600원)에 주말수당 150%, 특별수당(저녁수당) 120%를 받고 있지만 국내 직원은 이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관리자와 사원의 임금배분 배율도 해외 법인은 2:8이지만 이케아 코리아는 4:6으로 적용한다. 해외 법인에서 단시간 근무자를 보호하기 위해 시행하는 '임금보완정책'도 이케아코리아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노조는 ▲의무휴업일 보장 ▲하루 최소 6시간 이상 근무 ▲임금체계 개편(기본급동결, 직무수당, 근속수당, 주말수당, 상여금신설) ▲무상급식 ▲출근 사이 14시간 휴식 보장 ▲명확한 해고 기준 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핵심 요구안을 제시했다.
지난 12일 이뤄진 최종 교섭에서 이케아 코리아 측은 노조의 핵심 요구안에 대해 복지와 단체협약 관련 혜택을 조합원에게만 축소 적용하고, 식대를 500원 올려주겠다는 수정안으로 답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기만적인 제안’이라고 항의하며 17일 파업 계획을 선언했다. 24일부터 오는 27일까지 광명점을 비롯해 고양점, 기흥점 등 주요 매장에서 이케아 코리아 전체 근무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800명이 파업을 벌인다.
회사 측은 노조의 파업에도 정상 영업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지만, 일부 카페 등의 운영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