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제약업체 신풍제약이 관련 업계는 물론 주식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신풍제약은 자체 개발 신약 '피라맥스'를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국내 중견 제약사다.
21일 한국거래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3월 증시가 급락한 후 지금까지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회사다. 실제로 신풍제약은 해당 기간 6610원에서 19만 8000원으로 주가가 급등하며 2895%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2300여 상장 종목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이다.
특히 지난 18일 증권가 최고의 이슈는 신풍제약이었다. 전날보다 30% 오른 19만 8000원으로 장을 마쳤으며 총 거래대금은 2조 512억 원에 달했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1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신풍제약의 시가총액 역시 종가 기준 10조 4910억 원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30위로 올라섰다.
주가가 폭등하면서 외국에서도 신풍제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신풍제약은 지난달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에 포함됐고 이달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FTSE 지수에선 글로벌 펀드 추종 자금이 가장 많은 '글로벌 올 캡(GLobal All Cap)' 지수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신풍제약은 지난 1962년 설립된 중견 제약사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97억 원, 20억 원이었다. 관절기능 개선제, 소염진통제, 항생제 등 전문의약품을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현재 매출의 80% 이상이 전문의약품이며 국내에서 270여 개 의약품을 생산·유통하고 있다.
중견 제약사지만 신약인 피라맥스 개발에도 성공했다. 피라맥스는 신풍제약이 지난 2000년부터 약 1331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다. 세계 최초 열대열 말라리아와 삼일열 말라리아에 동시 처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피라맥스는 국산 신약 16호로 허가받았으며 유럽 의약품청(EMA)에서도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신풍제약은 사업 확대와 연구개발(R&D) 강화에 초점을 맞추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뇌졸중 치료제 'SP-8203'등 다양한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며 신약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 진출도 본격 시작했다. 특히 신풍제약은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글로벌 임상연구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다만 지주사 전환 과정과 오너인 장원준 신풍제약 전 사장의 행보가 논란이다. 현재 창업주인 고(故) 장용택 회장의 외아들인 장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음에도 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2004년 신풍제약에 입사한 후 기획실장, 전무,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경영수업을 받았고 2009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며 경영승계를 마무리 했다. 그러나 2011년 분식회계와 리베이트 파문 등으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장 사장을 대신해 유제만 대표가 전문경영인으로 회사를 총괄하게 됐지만 회사는 여전히 장 사장이 지배하고 있다. 장 사장은 2016년 2월 장 회장이 별세한 다음 회사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장 사장은 아버지 호를 따서 만든 개인회사이자 지주사인 '송암사'를 설립해 신풍제약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지주사 전환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6년 지주사 설립 시 오너 일가가 가진 신풍제약 주식(26.86%)을 현물 출자 방식으로 송암사에 넘기면서 장 사장이 거액의 증여세 부담을 회피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최근에는 시세차익을 위해 오너 일가가 주식을 대량 매도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풍제약이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국내와 해외에서 임상연구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고 주가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었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과정과 최근 오너 일가 주식 대량 매도 등의 얘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