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이 NC백화점 신구로점(이하 NC신구로점)으로 서울 서남부 상권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랜드리테일은 11일 AK플라자 구로 본점이 있던 자리에 NC신구로점의 문을 열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로 경영 위기를 맞기 직전인 지난 1월부터 건물 소유주인 유엠씨펨코리테일과 건물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10년이다.
◇ NC신구로점의 차별성은?
NC신구로점은 주요 고객이 인근 주민인 점을 들어 '아이가 있는 30대 주부'를 주 고객층으로 잡았다.
200평 규모의 아동관을 입점시켰고, 신선식품관의 상품을 30분 내 배달하는 '오늘 즉시배송'을 도입했다. 삼성패션 아웃렛,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톰보이·보브·지컷 통합관, 노스페이스 팩토리 등 10대~20대 초반 연령대가 좋아할 브랜드도 다수 들어섰다.
이랜드에서 선보이는 옴니 특화 점포로 언택트 쇼핑 환경을 구축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쇼호스트를 채용해 점포에 상주하도록 하고, 온라인 판매에 특화된 회사와 제휴해 전 매장에서 라이브쇼핑이 이뤄지도록 설계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현재 NC백화점 점포는 50여 곳에 이른다. 1994년 국내에 최초로 도심형 아울렛을 선보인 저력을 바탕으로 NC신구로점을 순조롭게 운영해나가겠다. NC신구로점은 잘 될 점포이자 위기 국면을 타개할 점포다”라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여러 차례의 성공 경험으로 내실을 다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뉴코아, 적자 누적으로 힘들어졌던 대구 동아백화점, 올림푸스 백화점 등을 인수해 살려냈다. AK플라자 구로 본점이 경쟁에서 밀려난 건 타깃 설정과 브랜드 구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 "코로나19인데…성급해" VS "위기 극복할 대안"
‘성급한 임차 결정이었다’고 보는 이들은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재난을 근거로 내세운다.
실제로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8월 25일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적자 점포도 일부 정리했다. 올 상반기에 이랜드리테일은 커넬워크, 동아 본점, 수원 남문점 등 NC백화점 3곳과 일부 지점의 문화센터를 폐점했다.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두 자릿수 역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타격이 컸던 탓이다.
일각에서는 NC신구로점으로 지역 상권 경쟁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영등포구·구로구·양천구를 포함하는 서울 서남부 상권은 타임스퀘어(영등포)‧IFC몰(여의도) 등 복합쇼핑몰과 신세계백화점(영등포점)‧롯데백화점(영등포점)‧현대백화점(디큐브시티점) 등 백화점, 가산디지털단지의 마리오아울렛‧W몰‧현대아울렛‧롯데팩토리아울렛이 공존하는 ‘쇼핑 격전지’다. 실제 AK플라자 구로 본점은 과거 서남부 상권을 대표했으나 최근 몇 년간 경쟁에서 밀려나며 문을 닫았다.
내년 초에 서울 시내 백화점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백화점 파크원 여의도점이 들어서면 고객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가 하면 NC신구로점이 회사의 위기를 타개할 방안이라는 입장도 있다.
이번 NC신구로점은 지난해 9월 NC백화점 청주점을 출점한 후 1년 만에 내놓은 신규 점포이다. 1호선 구로역과 바로 연결되는 역세권이라 유동인구도 많다. 이랜드리테일이 잘 안 되는 점포는 과감하게 폐점하고 잘 될 점포는 오픈해서 내실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NC신구로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도심형 아울렛'이 콘셉트인 NC신구로점이 서남부의 수많은 백화점, 쇼핑몰들과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틈새를 파고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NC신구로점에 코로나19 방역 전담 인원을 50여 명 뒀다. 고객들이 안심하고 매장을 찾을 수 있도록 안전한 영업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