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제2의 궁궐 역할을 한 '창덕궁'의 새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찾아온다.
1997년 조선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은 1405년 조선 3대 임금인 태종이 건립한 궁궐이다. 조선 왕조의 정궁인 경복궁 다음으로 자리한 창덕궁은 전쟁이나 재난 등으로 경복궁을 사용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지은 이궁(離宮)이다.
창덕궁은 조신시대 많은 왕들의 사랑을 받았다. 인위적인 다른 궁들과 달리 자연 지형에 맞게 배치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창덕궁에 가면 북한산과 매봉산 산줄기가 창덕궁과 연결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숲과 나무, 연못과 정자, 화단 등 자연과 조화를 이룬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런 창덕궁이 이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오는 13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매주 목~일요일에 '2020 창덕궁 달빛기행, 한여름 밤의 특별한 시간'을 운영하며 창덕궁의 밤을 밝힌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11년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궁궐 활용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상반기 잠시 중단됐으나 안전한 문화 향유 확대를 위해 하반기 일정은 예년보다 이른 시점인 8월 중순 시작하게 됐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하루 5회(회당 20명 참석) 진행된다. 은은한 달빛 아래로 창덕궁을 거닐며 자연과 전각의 조화를 감상할 수 있다. 돈화문을 출발해 진선문과 인정전을 거쳐 후원 숲길을 따라 다시 돈화문에 도착하는 코스며 후원에서는 아경을 무대 삼은 판소리 공연도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SK텔레콤, 구글코리아와 창덕궁을 만나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 창덕궁을 방문해 SK텔레콤이 제공하는 '창덕ARirang' 앱을 열면 궁궐 곳곳을 관람할 수 있다.
관람객이 5G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한 후 창덕궁 금천교를 향해 비추면 섬광이 일어나면서 전설 속 동물인 '해치'가 나온다. 해치는 창덕궁의 금천교부터 인정전, 희정당, 후원 입구까지 총 12개 코스별로 안내를 하며 창덕궁을 소개한다.
낙선재 안마당에 들어서면 궁중무용인 '춘앵무'를 증강현실(AR)로 실제처럼 볼 수 있고, 희정당이나 후원 내부 등 문화재 보존 이유로 출입이 통제된 부분도 둘러볼 수 있다. 인정전에서는 왕·왕후와 함께 사진 촬영까지 가능하다.
문화재청 관게자는 "창덕궁 후원을 거닐며 밤이 주는 고궁의 운치를 만끽하는 창덕궁 달빛기행과 SK텔레콤 등과 함께하는 콘텐츠가 창덕궁을 관람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