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이미경(영어이름 미키 리) 부회장이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과 관련해 한국관객과 이재현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9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비영어권 최초로 수상작에 선정되자 봉준호 감독, 제작사 바른손 E&A의 곽신애 대표, 출연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영화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말씀해주신 한국 관객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라고 관객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곽신애 대표의 소감이 이어진 후 이 부회장은 마이크를 건네받아 영어로 “봉 감독에게 감사하다”며 “당신 자신이 되어줘서 감사해요”라고 인사를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부회장은 “나는 봉 감독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의 미소, 머리 스타일, 그가 말하고 걷는 방식, 특히 그가 연출하는 방식을 좋아한다”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의 유머 감각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놀리지만, 결코 심각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을 지원해준 분들, ‘기생충’과 함께 일한 분들, ‘기생충’을 사랑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자신의 남동생인 이재현 CJ 회장에게도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언제나 우리가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모든 영화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의견을 바로 말씀해주신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며 “그런 의견 덕분에 우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한국 관객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부회장은 박근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2014년 타의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국내 그룹 경영 일선에서는 한 발짝 물러났다. 그러나 해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계속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7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이 됐다.
이미경 부회장은 ‘기생충’에 책임 프로듀서(CP)로 이름을 올렸다.
이 부회장은 오스카에 앞서 골든글로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 등 수상의 순간마다 봉 감독과 함께 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 영화 부문에서 수상하자 손뼉을 치며 환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현지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기도 했다.
영화 ‘기생충’은 2019년 5월 30일 국내에 개봉됐으며 10일 4시 현재 국내 관객만 1009만8612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jddu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