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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복합 타격’에도 전경련은 없다?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0-02-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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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주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주재로 대한상의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를 ‘복합 타격’이라고 우려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은 주로 수출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내수에 피해가 집중된 반면, 이번 사태는 수출과 내수 모두에 ‘복합 타격’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 많았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박 회장은 그러면서 피해 유형을 ▲중간재 수출업체 ▲부품을 조달 못 하는 국내 완성품업체 ▲중국 현지 투자 관련 차질 ▲소비심리 악화로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내수업체 등 4가지로 요약하고 있었다.

실제로,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자동차 생산라인까지 ‘스톱’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추면, 수많은 부품 납품업체와 협력업체도 일손을 놓지 않을 수 없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202개 기업을 대상으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79.2%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촉발된 ‘차이나 포비아’가 국내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최대 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 떨어지는 충격을 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함을 느끼고 있다. 직·간접적 피해를 입거나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중견 기업에게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2조 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것도 ‘업종에 제한 없이’ 지원하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대·중소기업의 공장가동·수출지원, 내수활성화 대책, 자영업자 경영애로 완화 대책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간담회에는 박 회장과 김영주 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 박근희 CJ 부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이 참석하고 있었다.

전경련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소외된 듯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 초청 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도 제외됐는데, 이번에도 명단에 들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다. ‘복합 타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면, 아이디어나 해법을 들어볼 만했다. 그래야 보다 좋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여전히 ‘미운털’이었다.

전경련은 문재인 정부 들어 아예 무시당하고 있다. 지난 2017년 8월 31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한상의 회장단 조찬간담회에서 “대한상의가 경제계의 맏형”이라며 전경련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기도 했다. “대한상의가 경제계를 대표하는 정책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었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전경련은 더 이상 경제계를 대표할 자격과 명분이 없다”며 대한상의가 ‘우리나라 경제계의 진정한 단체’라고 한 적도 있었다.

‘천려일득(千慮一得)’이라는 말도 있다.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1000번의 생각 가운데 한 번쯤은 좋은 계책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