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게임의 양대 기둥, ‘서머너즈워’·‘야구게임’ 시리즈
지난 1998년 8월 설립된 컴투스는 이듬해인 1999년 국내 최초로 모바일게임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0년 대 초반 피처폰 시절 인기 게임이었던 모바일 테트리스, 붕어빵 타이쿤 등을 잇따라 히트시켰다. 2007년 7월 코스닥 상장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3년 컴투스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박지영 사장, 이영일 부사장이 약 21%에 달하는 자신들의 주식을 게임빌(대표 송병준)에 매각한 이후 게임빌 체제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컴투스라면 누구가 떠올리는 양대 축으로 ‘서머너즈 워’와 ‘컴투스 프로야구’ 등 야구게임 라인업을 빠뜨릴 수 없다.
특히 게임빌과 컴투스의 결합 후 만든 첫 게임인 모바일 RPG ‘서머너즈 워’는 침체기를 겪었던 컴투스를 크게 도약시킨 작품으로, 여전히 컴투스의 주축 게임이다. 지난 2014년 출시돼 그 해 컴투스 매출액을 2347억 원으로 끌어올렸고, 2016년에는 2배 가까운 5131억 원으로 키우는 등 컴투스의 성장을 견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도 그 성가는 이어지고 있다. 서머너즈 워는 특히 국내 시장보다도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누적 매출 2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서머너즈 워의 강세로 컴투스의 전체 매출액 중 80%가 해외 발생분일 정도다.
컴투스는 이 같은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3년째 e스포츠 대회인 ‘SWC 2019’를 개최, 해외 이용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0월 개최된 SWC 파이널 생중계의 누적 조회 수는 전년 대비 10배 이상 높은 125만 건을 기록했다. 글로벌 이용자들을 위한 마케팅·콘텐츠 업그레이드 역시 이어졌다. 지난 상반기 컴투스는 캐나다, 브라질, 미국 등에서 이용자 대상 이벤트를 열었다. 게임에는 신규 몬스터 추가나 플레이 편의성을 위한 시스템 개편 등으로 계속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야구 게임 시리즈도 컴투스 매출에 기여하는 주요한 게임 장르로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컴투스프로야구를 비롯한 야구 게임 라인업들은 핵심 업데이트와 대전 콘텐츠 추가 등으로 흥행 유지에 성공했다. 지난 10월 글로벌 야구 리그가 포스트 시즌에 돌입하면서 4종 야구게임의 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이상 성장한 90억 원을 기록했다. 컴투스는 내년에도 야구게임 시리즈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실시간 콘텐츠 업데이트를 비롯한 업데이트와 마케팅 강화로 성장세를 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컴투스는 ‘컴투스프로야구’, ‘MLB 9이닝스’ 시리즈 등 인기 스포츠 게임 4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소재로 한 ‘컴투스프로야구 2019’는 올해로 17년 역사를 자랑하는 모바일 게임으로 누적 다운로드 수만 1500만 건에 이른다. 2016년 출시된 미국 메이저리그 정식 라이선스 계약 버전인 ‘MLB 9이닝스’도 한국, 미국, 대만, 일본 등 프로야구가 발달된 국가 중심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신작 부진에 주춤했지만⋯IP활용·스토리게임 등 다변화로 반등 노려
‘서머너즈 워’가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컴투스의 차기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통상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3년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서머너즈 워는 매출 정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서머너즈 워 덕분에 컴투스의 2016년 매출액은 5131억 원으로 최고를 기록한 후 2017년 5080억 원, 2018년 4818억 원으로 매년 완만한 감소세를 보여 왔다. 이에 지난해 12월 야심작인 모바일 턴제 RPG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로 반전을 노렸지만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신작 부진으로 올해 3분기 컴투스의 매출액은 1162억 원, 영업이익은 31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17.7% 하락했다.
이에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신작 모바일 게임 출시로 흥행신화를 이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새해 출시가 예고된 서머너즈워 IP 기반 신작은 ‘서머너즈 워:백년전쟁’, ‘서머너즈 워:MMO’ 등이 그 중심에 있다. ‘백년전쟁’은 원작 세계관을 계승하면서도 전투에 더욱 중점을 둔 실시간 전략게임이다. ‘MMO’는 스토리에 기반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의 신작이다. 국내보다 해외 시장 의존도가 월등히 높은 만큼, 해외 시장 성과에 따라 내년 컴투스 실적의 향방이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컴투스가 스토리 기반의 게임제작사를 인수해 신작 라인업 다각화에 주력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컴투스는 지난 2월 스토리게임 전문기업 ‘데이세븐’의 지분 51.9%를 인수했다. 데이세븐은 스토리게임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입지에 오른 기업인데다 특히 여성향 연애시뮬레이션 게임 등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컴투스는 데이세븐 인수를 바탕으로 기존 RPG, 스포츠 게임에 국한됐던 IP 라인업을 스토리게임 쪽으로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데이세븐은 지난달 스토리텔링 신작 ‘워너비챌린지’를 출시해 장르 다양화의 첫 신호탄을 쐈다.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의 IP를 확보해 해당 스토리 기반의 게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분석가는 “내년 신작 라인업 5종 중에 ‘서머너즈 워’ IP 기반의 신작 2 종이 포함돼 있어 컴투스의 기업가치가 리레이팅(재평가)될 수 있는 시기”라면서 “상반기 내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하반기에는 ‘서머너즈워 MMO’가 출시될 예정으로, ‘서머너즈 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게임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최진성 현대차증권 분석가는 “최근 인수한 스튜디오들의 신작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올해 지속적인 신작 출시 지연으로 주가 하락이 이어졌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신작 출시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지표⋯안정성 쾌청, 수익성 보통, 성장성 부진
24일 금융투자정보 사이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이자 안정성의 잣대인 유동비율은 1235.3%(3분기 연결 기준)로 매우 우수하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다. 유동자산은 7717억 원, 유동부채는 625억 원이다. 재무 안정성은 유동비율이 클수록 증가하고 작을수록 감소한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 역시 7.3%로 안정적이다. 부채비율이 200% 아래면 재무안정성이 보통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컴투스의 부채는 669억 원이며 자본총계는 9146억 원이다.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올해 3분기 기준 1451.4배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비영업)으로 나눈 수치다.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통상 1.5 이상이면 영업이익으로 벌어 이자의 빚을 갚을 수 있다.
반면, 성장성 비율인 매출액 증가율은 -2.8%로 부진한 모습이다. 비용에 속하는 판매와 관리비 증가율은 1.8%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수익성은 다소 부진하다.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3480억 원, 영업이익은 938억 원이다.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26.9%로 전년 대비 줄었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매출로 나눈 EBITDA 마진율은 28%다. 자산이나 자본 대비 수익성은 지난해 말과 유사하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14%, 지배주주순이익(연율화)을 지배주주지분(평균)으로 나눈 수치인 ROE는 15.5%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