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회장 황창규)가 기존 올레tv모바일을 ‘시즌(Seezn)’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개편했다. 기존 올레tv모바일의 콘텐츠들을 안고 가면서도 5G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콘텐츠 질과 검색 기능을 고도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더해진 신기능과 기존 IPTV에서의 미디워파워를 앞세워 KT는 OTT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발을 넓혀나갈 전략이다.
KT는 28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OTT 플랫폼 시즌의 주요 특징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김훈배 KT 뉴미디어 사업단장(상무)은 “KT 시즌은 820만 명의 IPTV 서비스와의 페어링을 강점으로 경계 없는 사용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자 한다”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초고화질·초고음질·초개인화추천까지…시즌만의 강점으로 '무장'
KT 시즌에는 기존 OTT에서 보지 못했던 요소들이 다수 포함됐다. 요금제 상관없이 모든 가입자들이 4K급 울트라HD 화질로 콘텐츠를 볼 수 있고, IPTV와의 연동으로 TV 영상과 거의 차이가 없도록 방송 송출 시간을 줄였다. 아울러 KT 그룹사 지니뮤직 서비스를 연동해 영상콘텐츠와 관련된 배경음악 등을 시즌 플랫폼에서 바로 들을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 AI 기술로는 이용자 표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을 읽고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내 감정을 읽는 스캐너 검색’과 시청이력, 요일, 날씨,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빅데이터 기반 추천 기능으로 ‘초개인화’ 추천을 제공한다.
이 외 업계 최초로 스포츠, 영화, 드라마 등 6개 장르별로 최적의 사운드를 제공하는 VSS 슈퍼사운드와 3만2000개 단어와 3500편의 영화, 1800명 인물 정보를 분석해 선보이는 ‘스토리 검색’도 제공하는 등 다양한 검색, 추천 기능이 담겼다. 유현중 KT 모바일미디어사업담당(상무)는 “매일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서 과거의 현재 시점에서 개봉한 영화들을 5편씩 소개해준다”면서 “시리즈 영화의 경우 전 시리즈를 포괄하는 프리뷰 영상을 제공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 지상파·CJ·종편 모두 한 곳에…KT가 유일
그러나 OTT의 가장 큰 역할이자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는 ‘콘텐츠’다. 넷플릭스는 자사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이용자 기반을 탄탄히 다졌고, 지난 9월 먼저 론칭한 SKT-지상파3사의 웨이브 역시 2000억 원 이상의 투자 규모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서 시즌의 구체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은 제시되지 않았다. 김 상무는 “현재 IPTV를 서비스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매년 1조 가까운 금액을 콘텐츠 유지 혹은 구매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시즌은 IPTV와 독립된 서비스면서도 오리지널콘텐츠는 같이 공존할 것이며, KT의 미디어그룹의 인프라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상무는 기존에 나온 국내 OTT들과 달리 지상파, 종편, CJ계열 등 전 채널의 VOD 콘텐츠를 한 곳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풍부함을 강점으로 꼽았다. 시즌은 110개의 실시간 채널과 7만 편의 무료 VOD를 구독형 요금제 아래 제공한다. 실시간 영상에 지상파가 속하지 않았지만, 이는 VOD로 대신하기로 했다. 요금제는 ▲플레인(월 5,500원, 이하 VAT 포함) ▲플레인 플러스(월 8,800원) ▲믹스(월 9,900원) ▲믹스 플러스(월 13,200원) 4가지다. 이중 KT는 시즌 론칭 프로모션으로 플레인 가입 고객의 경우 첫 달 이용료 무료를 진행한다. 아울러 믹스와 믹스플러스 요금제 가임자에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매월 다시보기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콘텐츠팩과 유료 VOD를 구매할 수 있는 VOD 구매권을 각각 1만1000원씩 제공한다.
■ "KT IPTV 서비스 파워 막강…웨이브·티빙 적군 아냐"
한편, 지상파와 CJ, JTBC 등의 지분투자 등에 대해 콘텐츠 수급 환경이 변화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KT의 IPTV 서비스 파워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IPTV 800만 가입자 보유한 상황에다 성장 속도 역시 빠르다”면서 “그런 파워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고 국내 거의 모든 CP들을 담아나가는 것은 확실하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여러 측면에서 웨이브나 티빙이 적군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콘텐츠 제휴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 상무 역시 “기존 올레tv모바일은 올레tv의 세컨드 서비스 포지션이었는데, 시즌은 독립형이면서도 기존 IPTV에서 모바일로 다시보기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등 여전히 함께 간다”면서 “현재 110개 실시간 채널이 제공되지만, 다음달 중순께는 티빙의 보유채널도 우리한테 넘어와 200여 개 채널로 늘어날 것으로, 지상파 실시간 채널이 없는 것이 장벽이지만, 이는 다른 오리지널 콘텐츠와 실시간 채널로 고객분들게 보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 내년 중국서 콘텐츠 유료판매…글로벌 침투 전략 개시
KT는 시즌을 기반으로 해외로 미디어콘텐츠서비스 확장을 하겠다는 계획도 대략적으로 언급했다. 현재 KT는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콘텐츠 담당 계열사인 미구와 손잡고 콘텐츠 교류 협약을 맺었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 KT의 4K 한류 콘텐츠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그 첫 단계로 다음달 2일 시즌의 4K 라이브 콘텐츠가 5G 기술로 홍콩에 실시간 중계된다.
또한 내년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국내 콘텐츠의 해외 유료 판매를 확장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미디어사업자 디스커버리와 협력해 시즌에 ‘디스커버리 UHD 전용관’을 개설, 디스커버리와 공동 제작한 콘텐츠를 시즌에서 가장 먼저 공개할 예정이다. 김 상무는 “해외 사업자와 하나하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며, OTT로 진출하느냐와 콘텐츠 제공형태로 진출하느냐 2가지 모두 진행할 것”이라면서 “연합보다는 콘텐츠를 하나하나 침투해서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동남아 등 몇 군데 나라들에 고민을 하고 준비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