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메모리 공급 부족 심화… HBM 생산 병목 지속
D램·낸드 가격 상승으로 총마진 급증… 장기 계약 속출하며 실적 기대감
과거 '반도체 사이클' 법칙 깨지나… "단기 조정 넘어 장기 호황 국면 진입"
D램·낸드 가격 상승으로 총마진 급증… 장기 계약 속출하며 실적 기대감
과거 '반도체 사이클' 법칙 깨지나… "단기 조정 넘어 장기 호황 국면 진입"
이미지 확대보기28일(현지시각)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현재 마이크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27 회계연도(2027년 8월 종료) 애널리스트 예상 실적 기준 6배 미만에 불과하다. 폭발적인 주가 상승에도 이처럼 낮은 PER이 유지되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특유의 강한 경기 순환성(사이클)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메모리를 비롯해 천연가스, 비료, 해운 등 원자재 성격이 강한 업종은 업황 호황기에 생산 능력이 과도하게 확대된 후 다운사이클을 맞이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이에 따라 'PER이 높을 때 매수하고 낮을 때 매도하라'는 공식이 통용되곤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메모리 주기가 과거의 반복적 침체 패턴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호황의 핵심 동력이 기술 산업의 구조적 변혁인 AI 산업과 직접 연관되어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자본지출(CAPEX) 주기가 이제 막 초기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건설 중인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는 천문학적인 양의 메모리가 요구되지만, 반도체 업계의 공급 능력은 이러한 수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매출의 약 75%를 DRAM, 25%를 NAND 플래시에서 거둬들이는 마이크론은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따른 최대 수혜를 입고 있다. HBM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가속기와 함께 패키징돼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고 지연 시간을 줄여주는 필수 부품이다.
문제는 HBM 공급 확대를 가로막는 기술적·물리적 병목현상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이다. AI 칩 생산에 필수적인 첨단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ASML의 연간 생산량에는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게다가 HBM은 일반 D램에 비해 약 3배에 달하는 웨이퍼 용량을 소모하는 데다, 후공정(첨단 패키징) 기술 역시 까다로워 생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세계 3대 메모리 제조사가 HBM 생산에 설비를 집중하면서, 결과적으로 일반 D램과 낸드 플래시의 공급마저 긴축되는 연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전반의 가격 급등을 유발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의 매출 폭증은 물론 총마진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주된 원인이 됐다.
일반적인 원자재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수년 내 설비 증설을 통해 해소되지만, 현재의 AI 메모리 시장은 극심한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 불가능한 구조다. 실제로 글로벌 반도체 및 IT 기업들은 향후 필요한 메모리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마이크론 등 제조사들과 장기 공급 계약 체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는 과거 호황기 이후 예외 없이 찾아왔던 급격한 다운사이클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마이크론의 낮게 형성된 PER 역시 '단기 고점'의 신호가 아닌, 구조적 성장세에 비례한 '강력한 저평가 상태'를 나타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단순한 경기 순환형 업종을 넘어 AI 시대를 받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마이크론의 우상향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